이랜드 유일 상장사 이월드의 전환상환우선주·전환사채 인수
[ 이동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 25일 오후 3시37분
세계 1위 명품 핸드백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시몬느의 계열사 시몬느자산운용프라이빗에쿼티(PE)가 유안타증권과 손잡고 이월드의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를 대규모로 인수한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시몬느와 이랜드그룹이 전략적 동맹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시몬느자산운용PE는 이월드 투자를 위해 22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조달한 자금은 이월드의 RCPS와 CB에 1100억원씩 투자할 예정이다.
이월드는 신규 자금으로 이랜드월드의 주얼리사업부를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사들일 계획이다. 주얼리 사업부는 로이드(LLOYD), 오에스티(O.S.T), 클루(Clue) 등 중저가 주얼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알짜 사업부다.
시몬느자산운용PE는 전체 펀드 금액 중 1000억원가량을 지분투자 형태로 조달하기로 했다. 시몬느자산운용PE와 이랜드, 유안타증권이 각각 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나머지 400억원은 국내 캐피털사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받아 1000억원을 맞추기로 했다. 남은 1200억원은 유안타증권이 인수금융 형태로 지원한다.
당초 다수의 사모펀드(PEF)가 이월드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시몬느자산운용PE가 자기계정(PI)으로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거래를 따냈다.
시몬느자산운용PE는 마이클코어스, 토리버치, 버버리 등을 제작하는 글로벌 1위 명품 핸드백 ODM 업체 시몬느가 투자를 위해 세운 자회사다. 시몬느는 세계 핸드백 시장의 1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시몬느가 투자 회사를 통해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이월드 투자는 장기적으로 시몬느와 이랜드의 전략적 동맹을 위한 포석일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시몬느는 2016년 또 다른 계열 투자회사인 시몬느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국내 PEF MBK파트너스와 함께 미국의 시트제조사 GST오토레더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최종 인수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본사업과 관련 있는 회사를 사들여 사업을 확장하는 시몬느의 전략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PEF L캐터턴(옛 L캐피탈)을 통해 다수의 패션회사를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키운 것과 비슷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보유한 국내외 유통망을 활용하면 시몬느는 자체 브랜드 판매와 해외 진출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이랜드 역시 핸드백 등 패션 잡화 브랜드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시몬느와의 협력은 시너지 효과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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