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6706가구 입주 진행
매매·전세가 추가하락 우려
소음 적고 시세 싼 새 단지
하늘도시로 주거지역 이동
직주근접 수요 많아지며
종합병원 설립 요구 높아
[ 김하나 기자 ]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있는 상황에서 올해 새 아파트 입주까지 겹치면서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어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종국제도시에는 2016년 이후 분양된 아파트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규모가 7개 단지 6706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입주한 ‘스카이시티자이’(1034가구)는 입주를 완료했고,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1차’(577가구)도 입주를 거의 마무리했다. 올해 상반기에 입주하는 단지는 5개, 5095가구다. 일부 단지는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아 있어 ‘불 꺼진 아파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영종국제도시는 작년 4분기 매매가가 전분기 대비 1.4%, 전세가는 2.5% 하락했다. 2개 단지의 입주 여파로 급매물과 시세 이하 임대물건들이 나오면서 전체 시세를 끌어내렸다. 올해 입주 아파트까지 가세하면 시세는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세 하락 따라 주거지역 이동
입주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세가 하락하면서 수요자들의 주거지역 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공항철도가 다니는 운서역 중심의 ‘공항신도시’가 주거지역이었다. 최근 수요자들은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시세도 낮은 데다 항공기 소음도 상대적으로 적은 ‘영종하늘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정영철 방구석공인중개사 소장은 “영종국제도시는 초창기만 하더라도 인천이나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요가 있었지만, 이제는 영종도 내에 직장을 둔 수요자가 많다”며 “지역 내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자족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종국제도시 내에선 출퇴근 여건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보다 거주여건을 개선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종도 곳곳에 ‘종합병원 유치’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영종국제도시의 인구는 7만여 명, 공항상주인구 5만여 명, 유동인구가 10만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종합병원과 응급실 등이 없어 환자가 발생할 경우 인천대교나 영종대교를 통해 인천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3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 운서동의 주민 A씨는 “영종국제도시가 형성된 지 10년이 다 돼 가고, 올해 입주까지 포함하면 주민은 1만 명 이상 더 늘어난다”며 “종합병원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건설사 “입주율 높여라”…마케팅 활발
대규모 입주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하락하자 입주를 앞둔 단지들의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달부터 집들이를 시작한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2차’(1520가구)는 전세보증보험료를 지원한다.
전세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울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서울보증보험(SGI) 등 보증 기관이 전세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대신 내주는 상품이다. 이를 건설사가 내주면서 세입자의 안전을 보장해주고 있다. 이 단지는 전용 84㎡를 기준으로 전세가가 1억2000만~1억5000만원에 형성됐다. 매매가는 3억~3억4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50% 안팎에 불과하다.
오는 3월에 입주하는 ‘영종 한신더휴 스카이파크’(562가구)는 입주민의 안전에 초점을 뒀다. 한신공영은 모든 가구의 욕실 일부 자재를 교체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 가구를 대상으로 라돈수치를 쟀고, 석재 일부를 검출량이 미미한 석재로 교체할 예정”이라며 “교체되는 자재비와 시공비가 더 투입되기는 하지만 입주민의 추가 비용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또 출퇴근과 통학을 도와줄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이 버스를 입주민들에게 기증할 계획이다. 영종국제도시는 인천 중구 운서·운남·운북·중산동 일대 총 면적 19.3㎢에 총사업비 8조2121억원을 투입해 조성되고 있다. 조성계획인구는 약 13만 명이다.
영종(인천)=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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