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최근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린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한국체대)에게 위로 편지와 머플러를 전달했다.
심석희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27일 "영부인께서 행정관을 통해 심석희 선수에게 전달해 달라며 편지와 녹색 머플러를 보내왔다"라며 "심석희 선수는 26일 오후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긴 답장을 영부인께 보냈다"라고 밝혔다.
김정숙 여사의 편지에는 "긴 시간 동안 혼자 아파하며 혼자 눈물 흘리며 속으로만 담아두었을 고통의 응어리를 녹여주고 싶다. 빙상 위에서, 빙상 밖에서,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수없이 일어서면서 얼마나 아팠을까. 오랜 시간 혼자 고통을 견디던 방에서 걸어 나오면서 꿈을 향해 달려온 길을 더 이상 못 가게 될까 봐 얼마나 겁이 났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과 이 사회의 내일을 위해 용기를 내줘 고맙다"라는 격려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김 여사는 "초록색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초록은 겨울을 딛고 일어나 봄을 만든다. 석희씨가 희망이 돼 줘 봄이 더 빨리 올 것이다"라며 머플러 색상을 선택한 이유도 설명했다.
이에 심석희는 "운동선수 이전에 심석희라는 한 사람으로서, 한 여자로서 큰 용기를 냈다"라며 "오랜 시간을 혼자 견뎌왔던 것은 외로움과 괴로움 그 자체였다. 힘들었을 저를 헤아려주시고 보듬어 주시려 하는 마음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힘이 된다"라고 답장했다.
이날 심석희는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출전차 독일 드레스덴으로 출국했다. 목에는 김 여사가 선물한 녹색 머플러가 둘러져 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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