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자들마저 금 투자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강세장이었던 지난 2017년엔 금 투자 수요까지 흡수했지만 약세장이 이어지며 정반대 처지로 바뀐 것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주도하는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얀반에크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은 비트코인이 금 투자 수요를 일부 가져왔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 되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투자자 4000명의 설문 결과가 그 근거로 제시됐다. 반에크 측의 조사 결과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선택한 2019년 투자 선호도 1위는 가상화폐(암호화폐)가 아닌 금이었다. 이들의 관심이 전통자산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1년 이상 이어진 하락장 때문에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수단'으로서의 구실을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암호화폐 호황기였던 지난 2017년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은 2500%가 넘었다. 같은 기간 금의 상승률은 4%.
반면 지난 2017년 말 이후 1년간 비트코인은 2만달러(약 2233만원) 선에서 28일 현재 3472달러(약 387만원)까지 80% 이상 하락했다. 반면 금 가치는 같은 기간 2.5% 올랐다.
이에 대해 팀 시모어 시모어에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은 유동성을 잃었을 뿐 아니라 가치 저장수단으로서 설득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3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발표에 따르면 반에크사는 제출했던 비트코인 ETF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SEC가 다음달 말 이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던 터라 투자자 빈축을 샀다. 반에크 CEO는 "일시적 철회일 뿐으로 추후 재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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