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 피아니스트 손열음 감독
[ 은정진 기자 ] “정통 클래식에 뿌리를 둔 정체성을 그대로 지닌 채 크로스오버 음악들로 차별화를 시도해봤습니다. 앞으로 종합예술 음악제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피아니스트 손열음(33·사진)은 28일 예술감독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대관령겨울음악제’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번 음악제는 다음달 7~16일 원주·춘천·강릉·정선·평창 등 강원도 곳곳에서 열린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도 8일 실내악 공연을 한다. 손 감독은 “예술은 사실상 한 갈래로 통한다고 믿는다”며 “겨울음악제에서 여러 장르가 협업하는 장면을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름 음악제와는 다르면서도 연속성을 띠는 두 가지 색깔의 음악제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대관령겨울음악제는 2016년 처음 막을 올린 뒤 올해 4회째를 맞이했다. 그동안 써온 ‘평창대관령음악제’라는 이름은 올해부터 ‘대관령겨울음악제’로 바꿨다. 이번 음악제에서 눈에 띄는 공연 중 하나는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공연이다. 피겨 여제 김연아 선수가 경기 당시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곡들을 연주하는 ‘소녀, 여왕이 되다’다. 김 선수에게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은 손 감독이 직접 연주한다. 그는 “만난 적은 없지만 평창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김연아”라며 “팬의 한 사람으로서 음악회에 초청했는데 와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손 감독은 음악제의 키워드로 ‘고전과 혁신의 조화’를 꼽았다. 이번 음악제에는 멜로디언 두 대로 구성된 ‘멜로디카 맨’, 다섯 남매가 피아노 다섯 대를 한꺼번에 연주하는 ‘더 파이브 브라운즈’, 음악에 체험극을 결합한 ‘겨울 나그네’ 등 정통 클래식에서 경계를 넓힌 실험적인 공연이 오른다. 손 감독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키워드인 다양성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음악제에 오르는 주요 공연이 하나하나 다른 공연으로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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