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10개 해외 기관들이 투자 나서
≪이 기사는 01월29일(10:2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해외 채권시장에서 아시아 최초로 후순위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주요 은행으로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흥행 비결로 꼽힌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10년 만기 후순위 지속가능채권 4억달러(약 4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해외 기관투자가 약 110곳이 총 17억달러(1조9000억원)의 매수주문을 넣었다. 주문의 88%가 아시아, 12%가 유럽에서 들어왔다. 소시에테제네럴,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HSBC, UBS가 발행주관을 맡았다.
지속가능채권은 자금 사용목적이 사회문제 해결에 한정된 소셜본드와 친환경사업으로만 제한된 그린본드가 결합된 성격의 채권이다. 이번 지속가능채권은 발행회사가 청산했을 때 투자자가 원리금을 상환받는 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뒤에 있는 후순위채 형태로 발행된다. 발행 직후엔 채권 전액이 회계상 자본으로 반영되지만 만기가 5년 미만으로 남았을 때부터는 자본 인정금액이 매년 20%씩 줄어든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은행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 해외 기관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6952억원, 순이익은 2조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9%, 11.2%씩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말 총자산 규모는 357조8129억원으로 최근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판단 하에 여러 해외 기관들이 투자에 뛰어들었다”며 “특히 사회책임투자에 활발하게 참여 중인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적극적인 매수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넉넉한 투자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4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자비용도 예상보다 절감할 전망이다. 당초 희망금리(연 4.775%)보다 0.275%포인트 낮은 연 4.5%로 정해졌다. 이번 후순위 지속가능채권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8번째로 높은 ‘BBB+’(안정적)이다. 선순위채권 신용등급(A+)보다 두 단계 낮다.
국민은행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고용 창출과 친환경 관련 투자, 자본 확충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 자기자본비율은 15.17%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8.0%를 웃돌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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