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수십개 공구로 나눠져
태영·금호 등 중소형사에 기회
HDC현대 8%·남광토건 9%↑
성신양회 등 시멘트株도 수혜
[ 김동현 기자 ] 정부가 20조원이 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기로 발표하면서 건설주를 비롯해 시멘트·철강 등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침체된 건설시장에 토목 수주가 늘면서 업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대형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눌려 있던 중소형 건설주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자재 수요 증가 긍정적”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3800원(8.12%) 오른 5만600원에 마감했다. 이날 남광토건(9.68% 상승) 금호산업(7.14%) 대림산업(4.41%) GS건설(3.48%) 등 주요 건설주가 대부분 상승했다. 전날 정부가 전국 23개 사업(24조1000억원 규모)에 대해 예타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이번 발표 사업 중 연구개발(R&D) 투자 관련 프로젝트(3조6000억원)를 뺀 20조원 규모 사업이 토목공사가 필요한 도로·철도 등 SOC 프로젝트다.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지역균형발전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사업도 기회가 남아 있다. 인천 송도~남양주 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은 올해 중 예타가 마무리될 계획이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SOC 투자 기조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주택 부문 둔화에 따른 건축 수주 감소분을 토목 수주로 메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사업 진행 시 시멘트 출하량이 늘 전망이어서 시멘트주도 수혜가 예상된다. 이날 성신양회(16.87%) 한일시멘트(10.80%) 아세아시멘트(10.30%) 등 시멘트·레미콘 업체도 주가가 급등했다. 철강주도 예타 발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포스코(6.15%)를 비롯해 동국제강(6.53%) 세아제강(2.30%) 등이 동반 상승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OC 공사가 증가하면 침체됐던 건자재 수요도 늘어나 건설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건설 ‘어닝 쇼크’ 여파에 급락
이번 예타 면제 사업들은 대형 건설사보다 중소형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사업들은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자금으로 진행된다”며 “과거 경부고속철도 사업과 같이 수십 개 공구로 나뉘어 진행될 가능성 커 중소형사에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SOC 사업이 진행된 후 매출 증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형 건설사는 태영건설 아이에스동서 금호산업 동부건설 등이다. 금호산업은 올해 영업이익(증권사 추정치 평균)이 작년에 비해 41.4% 늘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사 중에선 GTX 역세권에서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유망주로 꼽힌다.
다만 대우건설은 ‘어닝 쇼크’ 여파로 이날 주가가 급락(6.76%)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실적 공시에서 대우건설은 작년 4분기 9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시장 컨센서스(1657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이상우 연구원은 “주택부문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며 “올해 회사의 분양 흐름이 대우건설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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