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성장, 청년창업가에게서 답을 찾다’라는 주제로 ‘프레젠테이션(PT)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는 정민교 대영채비 대표, 김영빈 파운트 대표, 김보민 파츠너 대표, 신상용 파킹클라우드 대표, 곽호빈 테일러블 대표 등 다섯 명의 청년 창업가가 참석해 기업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고 창업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공유했다.
정부 측에서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해 창업가들의 건의에 직접 답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콘서트에 참석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게 해달라”
이날 콘서트에 참석한 청년 창업가들은 자본과 인프라를 확보한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열위에 설 수밖에 없는 창업 기업의 현실을 토로했다. 전기차 충전업체 대영채비를 운영 중인 정 대표는 “전기차 충전 산업은 다행히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돼 대기업의 진입이 어렵지만 운영 쪽에는 자본과 부지를 확보한 대기업이 쉽게 들어오려고 한다”며 “기술과 자본, 인력과 부지에 대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주차 솔루션 업체 파킹클라우드를 운영 중인 신 대표는 “우리 고객사는 대부분 중소기업과 소자본인데 최근 거대통신사와 대기업이 주차장 사업에 진출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주차업도 중소기업을 위해 보호 정책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홍 장관은 “대기업이 신산업에 진출하려면 스타트업의 기술을 정당한 금액을 주고 사는 방식 등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공정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대기업이 더 좋은 기술을 갖고 있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중소기업이 더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는데 대기업의 물량공세로 인해 시장에서 사장되게 놔두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혁신성장과 함께 공정경제 실행한다고 말했는데 이 둘이 충돌하는 것 같지만 그런 개념이 아니다”라며 “공정경제는 법을 만들어 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중소기업이 혁신을 통해 커갈 수 있는 생태계를 대기업이 방해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산업 규제·지원 사각지대 지적도…홍종학 “민간 지원이 효과적”
새로운 기술과 시대에 맞지 않는 기존의 규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행정부처 간 장벽, 투자 프로그램 사각지대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에 홍 장관은 “정부에서 최근 시작한 규제 샌드박스의 경우 기업이 어려움을 말씀 주시면 관할 부처뿐 아니라 다른 부처에서도 적극적으로 답변하게 돼 있다”며 “그동안 부처 칸막이 때문에 어려웠던 것들을 샌드박스로 열심히 해소해나가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기술 지원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연구기관이 벤처 창업 기업가들을 지원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창업기업을 돕고 창업기업들이 가진 기술을 대기업이 받아들여서 우리 대기업이 한 걸음 더 도약하는 긍정적인 일들이 대한민국에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성 장관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실행할 예정인 창업기업 리스크를 분산 사업 ‘알키미스트(연금술사) 프로젝트’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연금술사는 철을 금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그 과정이 근대 과학의 기초가 됐다”며 “우리가 연구·개발하는 그와 같은 맥락에서 성공과 실패로 업적을 평가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진지하게 성과를 쌓았는지 평가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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