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저금리 시대가 마무리되고 있다지만 돈 모으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매월 월급날이 돌아오더라도 대출금과 카드값, 공과금이 차례로 빠져나가고 나면 주머니는 얇아지기 마련입니다. 한경닷컴은 적은 돈부터 시작해보길 권합니다. 금융권에서 조금이라도 덜 쓰고 더 받는 방법을 모아 매주 [쌈짓돈]을 통해 연재합니다.
# 새 아파트에 입주한 배우 이시언은 감격에 겨워하며 "주택청약, 고마워"라고 외친다. 그는 창밖 동네 전경을 바라보며 "그거(주택청약종합저축) 아니었어 봐, 나 여기 살지도 못했어"라고 되뇐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 최근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연달아 등장해 화제입니다. 지난달 배우 성훈이 은행을 찾아 주택청약종합저축 계좌를 만드는 이야기가 방송을 탄 데 이어 분양받은 아파트로 이사한 이시언이 상품에 고마움을 표하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31일 [쌈짓돈]에서는 주택청약저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아파트 분양을 위한 필수 금융상품입니다. 매월 약정 납입일에 일정 회차의 불입을 해 일정금액 이상으로 돈이 모이면 청약 순위가 발생하고, 국민·민영 주택 분양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비롯해 현재 존재하는 청약통장은 크게 4가지입니다. 현재 가입 가능한 주택청약종합저축과 이제는 가입할 수 없는 청약저축(국민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 청약부금(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 청약예금(민영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으로 나뉩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청약저축·부금·예금 등 과거 청약통장의 모든 기능을 수렴해 새로 만든 통장인 셈이죠. 청약 예치기준금액이 인정되면 민영주택에도 청약이 가능하도록 해 과거 청약저축에 청약 예·부금의 성격을 추가했습니다. 여기서 국민주택은 국민주택기금에 의한 자금을 지원받아 건설된 주택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주거 전용면적 85㎡ 이하로 건설한 주택을 말합니다. 청약 예금과 부금의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의 국민주택 등에는 청약신청을 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청약저축은 민영주택 청약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세테크(세금+제테크) 상품이기도 합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경우 과세 대상인 소득액에서 일정금액을 빼주는 '소득공제'를 적용 받습니다.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는 연 240만원 한도에서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만 19세부터 34세까지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 사회초년생이라면 지난해 8월부터 판매된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관심을 가질 만 합니다.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대 연 3.3%의 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자 소득 500만원 한도 내에서 비과세 혜택도 챙길 수 있습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다양한 장점이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본인의 목적에 맞춰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상미 NH농협은행 개인고객부 차장은 "가입 목적이 재테크인지 실제 주택 청약인지가 중요하다"며 "국민주택 청약이 목적이면 매월 약정납입일자에 회차별 납입인정금액인 10만원 이상씩 꾸준히 정액 적립식으로 입금하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꾸준한 불입이 중요한 만큼 유지 가능한 수준으로 돈을 넣을 것을 주문했습니다. 실제 '나 혼자 산다'에서 배우 성훈은 과거 청약통장에 10만원씩 불입했으나 20대 후반 당시 생활이 어려워 중간에 해지한 사정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미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다면 본인의 통장이 갖고 있는 특성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각각의 청약통장에 중요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박 차장은 "어떤 주택을 원하는지 미리 생각하고 (저축 부금, 예금, 저축 가입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갈아탈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기숙 신한은행 개인고객부 과장은 "청약부금의 경우 본인이 보유하고자 하는 주택의 면적이 85㎡ 이상일 경우 예금으로 전환하면서 예치기준금액을 평형에 맞게(서울 기준 모든면적 1500만원) 늘려야 한다"며 "꼭 국민주택을 원치 않는다면 가입기간이 길 수록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청약 부금·예금을 그대로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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