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49대 51'…1000억 규모
이르면 이달 최종 결정
항만부터 일반 가정까지, 물류 全영역으로 사업 확장
베트남 1위 물류사 '굳히기'
[ 정영효/김보라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 31일 오후 4시20분
CJ대한통운이 베트남 2위 택배회사 비에텔포스트와 현지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설립한다. 베트남 최대 종합물류사업자인 CJ대한통운이 현지 택배망을 확보해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 풀이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비에텔포스트와 베트남 현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하고 막판 협상에 들어갔다.
비에텔포스트와 CJ대한통운이 합작법인 지분을 51 대 49 비율로 나눠 갖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투자 금액은 총 1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독점협상권을 갖고 비에텔포스트와 세부 계약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르면 2월 중 거래가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에텔포스트는 베트남 최대 이동통신사 비에텔의 물류 자회사다. 2017년 매출은 4조317억동(약 1930억원), 영업이익은 2120억동(약 102억원)이었다.
비에텔포스트는 베트남우정총공사(VN포스트)에 이은 베트남 2위 택배회사다. 베트남 택배 시장은 VN포스트와 비에텔포스트, 글로벌 종합물류회사인 DHL이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CJ그룹은 포화 상태에 이른 중국 외 다른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2007년부터 베트남에 공을 들여왔다. 2017년 베트남 최대 종합물류기업 제마뎁(현 CJ제마뎁) 지분 50.9%를 1000억원에 인수하며 단숨에 베트남 1위 물류업체가 됐다. CJ는 그룹 차원에서 2001년 사료사업 투자를 시작으로 물류, 식품, 유통, 극장, 콘텐츠 제작 등 총 15개 사업 분야에 진출했다. 베트남에서 연간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비에텔포스트는 2014년 6월 CJ대한통운과 국제택배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CJ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CJ대한통운과 비에텔포스트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CJ대한통운은 항만에서부터 일반 가정에까지 베트남 물류 시장의 모든 영역을 사업권으로 두게 된다.
CJ대한통운이 베트남 물류·택배 시장 성장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탄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베트남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택배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택배 시장 규모는 2010년 2억1200만달러에서 2022년 14억달러로 7배가량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2020년까지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활발한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2013년부터 중국 롱칭물류(현 CJ로킨·인수금액 5000억원), 인도 다슬로지스틱스(571억원), 아랍에미리트(UAE) 이브라콤(733억원), 미국 DSC로지스틱스(2314억원)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정영효/김보라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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