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주식 시장의 격언 중 하나다. 설 연휴를 마치고 시장에 돌아올 대웅제약 투자자들이 맞게 될 고민이기도 하다.
4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대웅제약의 미국 현지 협력사인 에볼루스는 미간주름 개선용으로 주보를 올 봄에 출시할 계획이다.
FDA의 주보 판매허가가 이달 2일께 결정될 것이란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이같은 기대감에 대웅제약의 주가는 지난해 10월30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13만2000원에서 19만3000원까지 46% 급등했다. 주보의 허가 기대로 투자한 사람이라면 차익실현을 고민할 시점이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얘기는 호재 발생 전까지 주가가 오르다가, 실제 호재가 나온 뒤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에 대한 대비책이다. 대웅제약은 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기 상승동력(모멘텀)이 없는 경우 호재 발생 후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그러나 대웅제약은 미국 판매허가 이후에도 다양한 모멘텀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 승인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회복할 것이란 판단이다.
대웅제약의 차기 모멘텀은 빠르면 다음달부터 발생할 주보의 미국 매출이다. 미국 판매를 담당할 에볼루스는 올 봄 출시를 계획 중이고, 이를 위해서 대웅제약은 승인 이후 곧바로 미국으로 주보를 선적해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주보의 미국 판매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앞서 에볼루스와 5년간 3000억원의 주보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미국에서 시판 중인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3개 뿐이라는 점, 미국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엘러간의 보톡스와 동일한 분자량 및 사용법, 보톡스 대비 비열등성 및 가격 경쟁력 등에서 주보가 안착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유럽 판매허가도 올 2분기에 기대된다.
소송 위험은 남아있다.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메디톡스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지난달 3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ITC는 해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개발한 제품이 미국에 수입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조사하고, 실질적인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하는 기관이다. 제소 내용을 검토한 뒤 조사 여부를 결정한다.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면 약 15~18개월 동안 조사한 뒤 수입제한 여부를 결정한다.
대웅제약은 이번 소송에 대해 "나보타의 미국 판매허가를 예상해 미국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전형적인 시장진입 방어전략일 뿐"이란 입장이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현재 한국에서도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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