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장은 "명절에는 음식준비, 손님맞이, 장시간 운전, 늘어난 경제적 지출 등으로 평소보다 스트레스가 높은 상태"라며 "이 때 서로 근황을 묻는다면서 취업, 결혼, 임신 등 예민한 문제를 언급하면 갈등으로 치닫기 쉽다"고 말했다.
명절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기 쉽다. 이 원장은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감정조절과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을 억제한다"며 "충동성이 증가하고 공격성이 통제되지 않아 평소 참고 넘어가던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느껴 폭력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설 연휴 기간에는 평소보다 가정폭력이 크게 늘어난다. 지난해 추석 명절에는 한 가장이 가족과 술을 마시며 식사를 하다가 말다툼으로 이어져 살인미수로 구속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원장은 "술을 적당히 마시면 분위기를 화목하게 만들지만 과음하면 감정이 격해져 스트레스나 묵은 감정이 폭발할 수 있다"며 "심리적으로 가까운 가족일수록 다툼이 쉽게 일어나는데 갈등이 심해지면 가족 간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경기 침체와 취업난으로 각자의 어려움이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걱정이나 충고라는 명목으로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배려가 필요하다"며 "설 연휴에 음주를 자제해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화목한 시간을 보내는 행복한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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