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수명 평균 15년이하 시대…장수기업 되려면 OOOO 필요

입력 2019-02-07 17:17   수정 2019-02-20 17:38

경영학 카페

경영환경 위기 닥칠 때 많은 기업 파산하지만
내부역량 갖춰진 기업엔 되레 도약의 계기가 돼

기업 지속성장 위해선 균형성과지표 개발 활용해야



예년보다 매섭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겨울이다. 아침에 집 근처 공원에 나가보면 영하의 날씨에도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이 꽤 많다. 집 주변에는 헬스클럽이 난립하는 수준이다. 몇 만원 정도면 한 달 내내 운동할 수 있다. 24시간 운영하는 곳도 있어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대부분의 성인들은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자신의 건강을 관리한다. 이런 생활 주변 모습은 의학 발달과 함께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 같다. 이미 100세 시대라는 말이 쓰인 지 오래다. 이제는 100세를 넘어 그 이상을 추구한다.

반면 기업 수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1935년 당시 기업의 평균수명은 90년이었으나 1975년 30년, 1995년 22년으로 점차 줄었다. 현재의 기업 수명은 급기야 평균 15년 이하라는 것이다. 기업 수명의 단축에는 이전과는 다른 급격하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 점에는 크게 이의가 없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어려운 환경이 반드시 기업 수명 단축으로 이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경영서적으로 알려진 것이 톰 피터스의 《초우량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이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천은 이 책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서 1위로 선정했다. 저자는 세계적인 경영 그루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그가 이 책을 집필한 배경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의문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 책이 출간된 것은 1982년이다. 1970년대는 미국 기업 상황에서는 다소 암울했던 시기다. 두 차례 ‘석유파동’이 있었고, 일본 기업의 미국 진출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되고, 한편으로 경쟁 기업이 증가하면서 많은 미국 기업이 위축되거나 파산했다. 피터스가 주목한 것은 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빛나는 기업 모습이었다. 이런 기업 43개를 선정해 그 특징을 뽑아 저술한 게 바로 《초우량기업의 조건》이다. 동일한 위기 상황이지만 어떤 기업은 축소되거나 사라졌다. 또 어떤 기업은 오히려 성장했다. 결국 외부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어떻게 갖추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피터스가 강조하는 내용이다.

기업도 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을 찾아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기업을 평가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어야 한다. KPI가 기업의 건강을 측정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데 기여하지 못한다면 그저 평가를 위한 평가일 뿐이다.

단순 평가를 넘어 기업의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측정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균형성과표(BSC)다. 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비영리단체를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성과 평가 방식이다. 이 개념은 20여 년 전,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노튼과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회계학 교수인 로버트 캐플란이 제안했다. 그들은 2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관리 지표를 최고경영자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파악하고 이를 BSC로 체계화했다.

BSC는 재무 성과 이외에 고객 관점, 내부 프로세스 관점, 학습과 성장 관점 등 네 가지 관점으로 구성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영역을 개발하고 균형적인 평가 적용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설 명절도 끝났고 본격적인 과제 수행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올해 평가를 위한 KPI가 균형적 관점에서 제대로 개발됐는지 다시 한 번 들여다볼 때다.

강성호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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