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서울대총장 "서울대 위기, 외부 탓보다 먼저 자성이 필요합니다"

입력 2019-02-08 17:38  

오세정 서울대총장 취임

"융합적 사고와 협동심 가진 인재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
기계실 노조 '난방파업'에…학생들 "우리만 피해" 반발



[ 장현주 기자 ] “많은 사람이 서울대 위기론을 말하는 건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서울대의 사명을 파악하고 이런 기대에 부응하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외부 여건을 탓하기보다는 먼저 자성(自省)이 필요합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사진)은 8일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반년 넘게 이어진 총장 공백 상황을 마무리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 총장은 “대학은 지성의 전당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한 관심과 애정을 보였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서울대에서 성추문, 논문 표절 의혹 등 논란이 잇따른 데 대해서는 “지성의 권위를 뿌리부터 흔드는 부적절한 행위가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서울대가 지향할 교육 방향과 관련해 “압축성장 시대의 교육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주어진 문제를 푸는 능력보다는 새로운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함, 타인과 공동체를 살피는 넓은 시야와 협동심을 가진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오 총장 취임식을 앞두고 각종 학내 민원이 쏟아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기계·전기분회는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7일부터 서울대 행정관과 중앙도서관 등 3개 건물 기계실을 점거한 채 난방 장치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도서관 난방이 중단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정규직 전환 지침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대학은 여전히 2년 전 비정규직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틀째 이어진 도서관 ‘난방 파업’에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이모씨(29)는 “실내 온도가 크게 내려가 학생들이 패딩점퍼를 입고 있을 정도”라며 “영하 10도 한파에 애꿎은 학생들만 고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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