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얀트리·하얏트·신라 등도 호캉스 명소로
(안재광 생활경제부 기자)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는 요즘 주말에 빈 방이 거의 없다. 지난달 주말 객실 점유율은 약 95%. 값비싼 스위트룸 일부를 제외하곤 사실상 매진이다. 설 명절 기간에는 연휴 패키지 상품 대부분이 팔렸다. ‘겨울 비수기’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호텔에서 호젓하게 휴가를 즐기려는 ‘호캉스족(族)’ 때문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여름 호캉스 열풍이 겨울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호캉스는 ‘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다. 주로 여름에 떠나는 바캉스를 여행지 대신, 도심 호텔에서 보낸다는 의미다. 호캉스족은 최근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연말, 설 명절 등 휴일이 많은 겨울에도 호텔을 찾는다. 여름 못지 않게 겨울에도 내국인 방문객이 요즘 호텔에 많은 이유다.
그렇다고 모든 호텔이 호캉스 특수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즐길 거리, 먹을 거리, 할 거리’ 등 콘텐츠가 뒷받침 되는 특급호텔에 주로 몰린다.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우 겨울에도 운영하는 야외 수영장 덕분에 ‘겨울 호캉스 명소’가 됐다. 이 호텔은 최근 아시아 최대 규모의 클럽과 스파, 미술관, 면세점, 지역 맛집 등 2차 시설까지 열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남산 인근에 있는 반얀트리클럽앤스파, 그랜드하얏트 등은 겨울에만 여는 아이스링크로 특화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특히 많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두 곳이나 있는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호텔, 국내 대표적 특급호텔 신라호텔,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의 포시즌스 등도 호캉스족의 최선호 호텔 리스트에 든다.
다만 호캉스 수혜가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일부 지역 특급호텔에만 한정돼 있다 보니 4성급 이하 비즈니스 호텔이나 관광호텔 지역 호텔들은 호캉스 열풍을 크게 체감하고 있지 못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겨울 방학 시즌에 각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와 인근 호텔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해외로 나가는 여행 수요를 국내로 일부 돌려야 한다”며 “호캉스 열풍을 국내 호텔, 관광 업계가 더 확장하고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 /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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