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이익 대비 배당성향 낮은 사조산업 거론
"대상·롯데칠성, 회사이익과 대표이사 연봉 방향성 엇갈려"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를 선언한 데 이어 남양유업에도 주주제안을 하기로 하면서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의 다음 타깃이 어디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침체된 산업 탓에 저배당 기조를 이어온 식품업계는 국민연금이 남양유업에 대해 배당확대 요구를 추진하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위)는 이번주 현대그린푸드에 '배당정책 수립 및 공시와 관련해 심의·자문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국민연금은 현재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2.82%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이는 국민연금이 2015년 합리적인 배당 정책을 수립하지 않은 기업을 지정해 대화를 추진하고 3년이 넘도록 개선하지 않으면 공개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절차에 따라 앞서 지난 7일 남양유업에 배당정책 관련 주주제안을 하기로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남양유업과 함께 국민연금이 배당확대 중점관리기업 리스트에 올려놓은 곳으로 지난해 배당성향이 6.16%에 불과했다. 이는 코스피 상장기업 지난해 평균 배당성향인 33.8%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국민연금이 남양유업에 대해 배당정책 확대와 관련한 주주제안을 하기로 결정하자 다음 날(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017년 주당 80원 결산배당으로 총 69억원을 주주들에게 분배했지만 2018년에는 이보다 크게 뛴 주당 210원의 배당과, 총액 183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배당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회사의 배당정책에 따라 이뤄진 사안으로 국민연금의 주주제안 여부와 관련이 없다"며 "향후 3년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을 13% 이상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당성향이 저조한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297개 기업 중 배당성향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이 49개사에 달한다.
특히 식품업계에선 사조산업, 대상홀딩스, 롯데칠성 등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조산업은 풍부한 현금 창출 능력 대비 낮은 배당성향을 가져 국민연금의 배당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올해 스마트푸드센터 구축에 따라 외형성장이 기대돼 향후 배당성향 확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수합병에 따른 자금유출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꾸준히 배당성향을 확대해왔다"며 "향후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상홀딩스와 롯데칠성은 주주권 침해 사안으로 국민연금의 요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상홀딩스와 롯데칠성음료는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대표이사 연봉이 증가하고 있어 국민연금의 가이드라인을 고려할 때 변화의 흐름을 맞을 수 있다"며 "기업의 이익과 방향성이 다른 대표이사 연봉 역시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 침해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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