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의제 합의했지만 의견 좁히기는 다음 협상서 시작"
문희상 "한·미동맹에 영향 없어야"
[ 주용석/김채연 기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남북관계 발전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제재 유지를 강조하면서 한국에도 ‘혼자 앞서가선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국무부를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남북관계 발전을 반대하진 않지만 한·미가 항상 같은 소리를 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건 대표는 지난 6~8일 평양에서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와 한 실무협상에 대해선 “의제는 합의했지만, 이견을 좁히는 것은 다음 회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비건 대표는 다음주 중 베트남에서 김혁철과 실무협상을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미·북 정상회담 전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아서 난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비핵화) 일정 합의를 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또 “이번 (하노이)회담은 단독으로 미·북만 진행하지만 3자(남·북·미)가 함께할 수 있는 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유럽을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대신해 문 의장을 맞은 존 설리번 부장관도 “변화의 시기이지만 동맹은 흔들림 없다”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가능한 비핵화(FFVD)를 이루기 전까지 대북 경제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모든 정당이 생각하는 건 한·미 연합훈련, 전략자산 전개, 주한미군 축소·철수 등의 문제가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아선 안 되며 오로지 동맹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서 “북핵 포기와 관련해 나도 지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신뢰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김 위원장이 다른 길로 갈 수밖에 없도록 절박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방문단에는 문 의장을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포함됐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김채연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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