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수익률 年 5% 그칠 듯
"최근 상승장은 매도 기회"
[ 김형규 기자 ] 미국 월가 투자자문사들이 잇따라 미국 증시 상승세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와 미국 기업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주식이나 채권 대신 금 또는 신흥국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뱅가드그룹은 앞으로 10년간 미국 증시 수익률의 중앙값이 연 5%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5년 전에는 중앙값이 연 8%에 달했으나 여건 변화로 3%포인트 하락했다. 미 증시의 역대 평균 연수익률인 7%보다 낮은 수치다.
그레그 데이비스 뱅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기업실적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며 “현재 S&P500지수가 적정 가치의 최상단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뱅가드그룹은 지난해 기준 5조3000억달러를 운용하는 세계적인 뮤추얼펀드 운용사다.
투자자문사 번스타인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이나 채권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금을 보유해야 하는 강력한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서다.
번스타인은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도 늘어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시장 침체기에 금은 기준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가격은 지난해 8월 연중 최저치를 찍은 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2일 금 시세(4월물)는 6개월 전보다 9%가량 오른 온스당 1312달러 안팎에 거래됐다.
투자자문사 줄파이낸셜도 “최근 상승장을 매도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주가가 지난해 12월 저점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투자자문사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는 신흥국 시장이 올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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