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연기획 플랫폼
마이뮤직테이스트 이재석 대표
세계 각지 K팝 공연 수요 파악
공연 규모·가격 결정…부담 줄여
앱 이용자의 99%가 해외 거주
작년에만 123억 투자 유치
[ 김남영 기자 ]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우리 동네에서 공연했으면….’ 마이뮤직테이스트(MyMusicTaste, 이하 MMT·사진)는 음악 팬들의 꿈을 이뤄주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빅데이터 기술로 실수요를 예측해 공연을 기획한다. 공연장을 찾을 팬의 숫자뿐 아니라 이들이 예상하는 티켓 가격, 공연 장소 등을 사전에 파악한다. 엑소나 몬스타엑스, 세븐틴 등 K팝 스타들도 MMT의 도움으로 해외 공연 스케줄을 잡았다.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이재석 MMT 대표는 자신을 음악 팬의 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한국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내한 공연의 근거가 될 데이터를 찾는 사업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KAIST를 졸업하고 넥슨 메이플스토리 북미·유럽 서비스 출시 개발에 참여했던 그는 전공을 살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MMT 서비스를 2013년 출시했다.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한 공연 기획은 가수와 기획사는 물론 팬들도 좋아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같은 공연을 해도 팬들이 요청해서 성사시킨 공연과 초대권을 뿌려서 만든 공연은 분위기부터 확연히 다르다”며 “가수가 무대에서 신이 나서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MT 서비스의 장점은 공연 사업 특유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는 “지금까지는 티켓이 얼마나 팔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가수와 계약금, 항공권·숙소비용과 공연장 대여료까지 다 낸 다음 공연을 열어야 했다”며 “흥행에 실패하면 공연기획사가 파산하는 일이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MMT 이용자는 총 175만 명. 이 중 99%는 해외에 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보고 싶어 하는 해외 K팝 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란 설명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세계 37개국에서 98회 공연을 기획하고 개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MMT는 철저히 글로벌 회사를 지향한다. 해외 팬들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지원하는 언어도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15개에 달한다.
투자자들도 MMT의 독특한 사업 모델을 눈여겨보고 있다. 해외 공연 기획 플랫폼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지난해에만 12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의 누적 투자액도 250억원 안팎까지 늘었다.
MMT는 공연 기획을 넘어 유통, 판매 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앨범과 사진집, 소품 등의 상품을 기획해 판매한다. 티켓 판매 이외의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게 사업 다변화의 목적이다. 여러 공연을 포트폴리오로 묶어 투자할 수 있는 펀드도 기획 중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