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을 강동구 강일동까지 잇는 9호선 4단계 추가연장(고덕강일1지구~강일역)이 서울시 추진 사업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서다. 반면 서울 강북을 횡단하는 도시철도 강북순환선이 추진된다. 이는 양천구 목동부터 동대문구 청량리까지를 지하에서 가로지르는 노선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차질 빚는 9호선 하남 연장
13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9호선 4단계 추가연장 사업은 이달 끝난 서울연구원 용역에서 사업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제2차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을 위해 2017년 2월부터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당초 4단계 추가연장 노선은 이 계획에 담길 예정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 주변의 교통 이용 수요가 적어 사업성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계획은 이르면 이달 발표될 예정이다.
9호선 4단계 추가연장은 4단계 종점인 고덕강일1지구와 강일동을 잇는 노선이다. 2013년 서울시가 9호선 4단계 노선을 연구할 때 함께 검토했지만 사업성이 부족해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무리한 요구에…행정력 낭비
4단계 추가연장 사업 지연으로 9호선 하남연장 사업도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9호선 하남연장 건설사업은 강일동과 미사강변도시 사이 1.4km를 잇는 광역철도다. 2016년 국토부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신규사업(본사업)으로 선정됐다. 미사강변도시의 교통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에 추진됐다.
문제는 서울시가 4단계 추가 연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하면서 허리(고덕강일1지구~강일역)가 잘렸다는 점이다. 현재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은 서울시, 9호선 하남연장은 국토부가 맡고 있다. 한 구간이 뚝 끊긴 채 양옆으로 지하철 연장 사업을 진행한 셈이다. 서울시가 4단계 추가연장 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 후속 연장사업인 9호선 하남연장도 불가능하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은 지자체와 정치인들의 무리한 요구 탓이다. 9호선 4단계 추가연장이 서울시 계획에 반영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자체와 해당 지역구 의원은 후속 구간인 9호선 하남연장안을 상위계획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넣도록 촉구했다. 이듬해엔 ‘제3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에 강일동과 남양주시 양정역을 잇는 연장안(4.5㎞)까지 담겼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철도 건설 사업이 계획에만 잡히면 주민들 지지를 얻다보니 지자체와 지역구 의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잦다”고 지적했다.
9호선 4단계 연장구간이 극적으로 건설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서울시 대신 국토부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면 된다. 그러나 국토부가 사업성이 부족한 구간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관건이다.
지역구(강동구 갑.더불어민주당) 의원이던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9호선 강일동 구간은 미래 가치, 상위계획과의 적합성, 사회복지적 필요성 등 정책적 필요성을 추가로 논의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강북 순환선 건설키로
서울 강북을 가로지르는 강북순환선이 새로 담겼다. 2차 계획에서 유일하게 신설하는 노선이다. 양천구 목동과 동대문구 청량리 사이 24.8km 구간을 잇는다. 정거장 15개 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비는 2조원 규모다. 객차가 2~3량인 경전철로 추진된다. 그러나 사업성이 부족한 게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교통 전문가는 “주요 업무지역을 전혀 지나지 않아 경제성이 낮다”며 “서울시가 강북지역을 배려해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경우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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