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진칼, 주주친화책 꺼냈다...부동산 팔고 지배구조 개선 약속

입력 2019-02-13 16:36  

≪이 기사는 02월13일(16:3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배당을 확대하고 서울 송현동 부지를 올해 매각하는 것을 비롯한 주주진화책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담은 중장기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했다. 국민연금과 행동주의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압박에 따른 화답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한진칼은 오는 2023년까지 매출을 2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영업이익률은 10%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추정치(16조5000억원)를 고려할 때 올해부터 2023년까지 매출이 연평균 6.2%씩 늘린다는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추정치 6.1%)보다 3.9%포인트 올려 잡았다. 한진칼 관계자는 "경영 선진화를 바탕으로 항공운송, 종합물류, 호텔·레저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는 방안과 중장기적으로 배당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를 연내 매각한다.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은 투자자를 유치해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해 고급 휴양 시설로 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발 가치가 매각 가치보다 낮을 경우 매각을 추진한다. 사업이 중복되는 계열사의 합병도 추진한다. 한진그룹 계열사 기업설명회(IR)을 정기적으로 열어 주주와의 소통도 강화한다. 그룹 주요 경영 성과 및 계획을 조기에 공시하기로 했다.

지배구조도 손질할 예정이다. 한진칼은 사외이사를 현재 3명에서 4명으로 늘려 7인 이사회 체제로 운영한다.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하고 구성원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우기로 했다. 한진칼과 ㈜한진은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감사위원회의 견제 기능을 높이기 위해 감사위원회 위원을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할 예정이다.

지난 해 8월부터 운영한 그룹 자문기구인‘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운영도 활성화해 공정거래 및 상법 준수와 조직문화를 고쳐나갈 계획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그룹 비전 2023을 달성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더욱 선진화된 경영을 추구할 것"이라며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의 비전 발표는 국민연금과 KCGI의 요구에 대한 화답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진칼과 한진 2대 주주인 KCGI는 지난달 31일 한진칼에 감사 1인과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하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했다. 감사는 김칠규 이촌회계법인 회계사, 사외이사로는 조재호 서울대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를 추천했다. 국민연금도 다음달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 정관변경안을 주주제안 형식으로 올리는 등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형을 확정받은 사람은 3년 동안 이사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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