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처리 모호땐 사전 컨설팅
결과대로 업무처리하면 면책
기업 불편·부담신고센터도 신설
[ 박재원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사진)은 13일 “공직사회가 더 이상 감사원 핑계를 대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보신주의’를 없애기 위해 ‘감사 문화’를 적극 바꾸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소극 행정’ 질타 이후 감사원이 공무원의 ‘적극 행정’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원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불명확한 사유로 정책·사업을 지연하거나 부당하게 민원을 반려하는 등의 소극적인 업무 행태와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행정 편의적 업무 관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감사를 받는 일은 없애겠다고 했다. 최 원장은 “법령이 불분명하거나 선례가 없어 소극 행정이 발생하기 쉬운 분야에 대해 감사원이 사전 컨설팅 제도를 운영해 개인적 비위가 없는 한 면책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전 컨설팅은 중앙부처나 광역자치단체에서 제도나 규정 등이 불분명해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감사원이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고, 컨설팅 내용대로 업무를 처리하면 책임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기업들이 규제혁신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전국에 기업 불편·부담 신고센터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4일 광주를 시작으로 수원·대전·대구·부산에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최 원장은 정부가 대규모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한 것과 관련해선 “국가정책방향 설정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대규모 SOC 사업은 사후에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했다.
최 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벌인 정부기관 업무추진비 집행실태 감사와 관련해 “수감기관에서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점검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감사원은 오는 3월 말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기관의 채용비리 감사는 국회에서 합의한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3월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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