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올해 중 서울·세종·제주 등 5개 시도서 자치경찰제 시범실시

입력 2019-02-14 11:31   수정 2019-02-14 11:33

자료=더불어민주당 제공
올해 중 서울·세종·제주 등 5개 시도 시범실시
자치단체 신규 증원 없이 국가경찰 단계적 이관
주민밀착형 민생 치안 활동 수행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정부가 올해 안에 서울시, 세종시, 제주도를 비롯한 5개 시도에서 자치경찰제를 시범실시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이를 위해 일부 수사권 및 초동조치권을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찰법 전면 개정안을 의원 발의한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 관련 당·정·청 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속한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해 홍익표 의원이 경찰법 전면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안에는 생활밀착형 사무 및 자치경찰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수사권과 현장 초동조치권을 자치경찰에 부여하고 경찰관직무집행법을 전면 준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정·청은 이에 따라 자치경찰이 일부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사건의 수사를 진행하고 교통사고조사의 상당부분을 처리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 정책위 의장은 “지방행정과 치안행정을 긴밀히 연계해 주민생활과 밀접한 영역의 치안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역점을 뒀다”며 “자치경찰은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 등 주민밀착형 민생 치안 활동 및 부수 사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치경찰본부장과 자치경찰대장에 대한 임명권은 시도지사에게 부여한다. 지역특성에 맞는 치안시책이 가능하도록 해 자치경찰제가 자치분권 취지에 부합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치경찰 인력은 자치단체의 신규 인력 증원 없이 총 4만3000명을 국가경찰에서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식으로 확보한다. 1단계 7000~8000명, 2단계 3만∼3만5000명에 이어 최종적으로 4만3000명을 국가경찰에서 자치경찰로 전환한다. 초기 지방경찰은 국가직으로 유지하되 단계적으로 지방직 전환을 검토한다.

아울러 경찰법 개정안에는 자치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된 합의제행정기관인 시도경찰위원회를 설치하고, 시도경찰위원회의 관리하에 자치경찰이 운영되도록 해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자치경찰위원회는 시도의회, 대법원,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추천을 받아 시도지사가 5명을 임명하는 형식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자치경찰위 구성에 반드시 지방의회 여야 추천을 받게 해 정치적 시비에서 벗어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정·청은 조속한 시일 내 입법을 완료하고 서울시와 세종시, 제주도를 포함한 다섯 개 시도에서 자치경찰제를 시범실시 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두 개 시도는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 2021년에는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자치경찰 사무를 확대한다.

개정안은 기존 경찰법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제명 변경하고 전면 개정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조 정책위의장은 “국가-자치경찰이 이원적으로 활동하는데 따른 치안현장의 혼선과 치안 불균형 발생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조 정책위의장, 인재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 장관,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민갑룡 경찰청장이, 청와대에서는 조국 민정수석과 김영배 민정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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