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도 7개홀서 2언더파 선전
폭우 쏟아져 경기 지연 등 차질
우즈·매킬로이·토머스 등 72명
일몰로 아예 경기 시작도 못해
현대차 제네시스 후원 대회 내년부터 '인비테이셔널' 격상
[ 이관우 기자 ]
한국 남자 선수들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15승을 올렸다. 2002년 9월 ‘맏형’ 최경주(49)가 컴팩클래식에서 한국인 첫 승을 신고했고, 2017년 5월 김시우(24)가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15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후론 아무도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김민휘(27)와 김시우가 각각 세 번, 한 번 준우승했을 뿐이다.
강성훈(32)이 ‘K브러더스’의 오랜 우승 가뭄을 끊을 수 있을까. 15일(한국시간)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오픈(총상금 740만달러)을 5언더파 공동 선두로 시작해 기대를 키우고 있다. 마침 한국 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후원하는 대회다.
폭우로 5년여 만에 성적 무효 ‘해프닝’
강성훈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파72·714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14번홀(파3)까지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5언더파를 기록했다. 통산 11승을 올린 조던 스피스(미국)가 12번홀까지 5언더파로 강성훈과 함께 순위표 맨 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폭우가 심해지면서 오전에 티오프한 23명의 초반 3개 홀 성적을 무효 처리한 뒤 경기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등 차질을 빚었다.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등 오후 조 72명은 경기 지연과 이에 따른 일몰로 아예 경기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PGA투어에서 이미 치른 경기의 성적을 무효로 하고 해당 라운드를 다시 시작한 것은 2013년 9월 도이체방크챔피언십 3라운드 이후 이번이 약 5년5개월 만이다.
강성훈은 경기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샷 이글까지 잡아내는 등 쾌조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첫 홀(파5)부터 약 5m짜리 버디를 홀에 꽂아넣은 강성훈은 3번홀(파4)에서는 10m에 가까운 긴 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고, 6번홀(파3)에서도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집어넣어 선두그룹으로 떠올랐다. 후반 11번홀(파5)에서는 약 30m짜리 이글샷까지 터뜨렸다. 강성훈은 14번홀(파3)에서 아이언샷을 홀에 바짝 붙여 이날 네 번째 버디를 잡아낸 뒤 4개의 잔여홀을 하루 뒤로 미뤘다.
2011년 투어에 데뷔한 강성훈은 2017년 4월 셸휴스턴오픈에서 올린 준우승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강성훈은 경기를 마친 뒤 “샷 실수 없이 경기가 잘 풀렸다. 11번홀에서 칩인 이글을 잡은 게 분위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됐다”며 “샷감을 유지해 남은 경기도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희 등 K골퍼도 상위권 출발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이 대회 출전권을 손에 넣은 이태희(35)는 7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쳐 공동 7위로 선전하고 있다. 최경주와 임성재(21)는 나란히 4오버파 공동 67위로 부진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내년부터 ‘인비테이셔널’로 격상된다. 상금이 740만달러(우승상금 133만2000달러)에서 930만달러(우승상금 167만4000달러)로 늘어나고 출전 선수는 144명에서 120명으로 줄어든다. 인비테이셔널 대회는 아마추어도 참가할 수 있는 오픈 대회와 달리 투어 상금랭킹 상위자, 역대 챔피언, 초청 선수 등 엄선된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대회 지위 격상에 따라 우승자에게 주는 시즌 1년 출전권도 3년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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