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외 인프라사업,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지원에 충실해야

입력 2019-02-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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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4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해외 수주활력 제고방안’을 확정했다. 범(汎)정부 차원의 수주 지원단 구성, 6조2000억원 규모 정책금융 지원, 이라크 등 고(高)위험국 사업 보증 확대, 공공기관 해외수주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간소화 및 담당 직원 면책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연관 산업 파급효과가 큰 해외 인프라 수주를 활성화해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외화 획득의 젖줄이자 국산 설비·원자재·부품 수출의 효자인 해외건설이 수년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4년 전(66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21억달러에 그쳤다. 저(低)유가 장기화로 주요 시장인 중동(28.7%)과 주력 공종(工種)인 플랜트(57.2%)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 고위험국 사업 보증 및 정책자금 지원을 늘려달라는 기업들 요청을 받아들였다. 건설업계 현안인 수주 지역 다양화와 도시개발 등 공종 다양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라크만 해도 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재건사업이 활발하지만 한국 건설사들은 사업성이 괜찮아도 국책은행 보증을 받기 어려워 수주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중국 등 경쟁국들은 민관이 손잡고 차관 제공과 연계해 수주 총력전을 벌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사업 수익성 분석만 제대로 한다면 정부 보증 확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정부가 기업 지원에 머물지 않고 한국도로공사 등 인프라 관련 공기업을 해외수주 전면에 내세워서다. 해외수주 예타 간소화와 ‘직원 면책 확대’까지 내걸었다. 수익성 분석과 관리 부실이 겹치면 해외 공사 관리와 운영 경험이 부족한 공기업들이 대형 사업에서 손실을 낼 가능성이 높다. 외국 인프라 관련 공기업들은 이런 점을 우려해 해외수주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정부 지원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민간 기업과 공기업이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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