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나가서 적게 쓰는 해외여행자…年 출국자 3000만명, 1인당 경비 120만원

입력 2019-02-17 17:41  

출국자 10년새 2.4배 증가
단거리·젊은층 여행 늘어나며
1인당 평균 해외경비는 감소 추세



[ 서민준/고경봉 기자 ] 해외여행객이 가파르게 늘면서 연간 출국자 수가 3000만 명에 육박하게 됐다. 인구 대비 출국자 비중은 56%로, 10년 전(25%)보다 두 배 넘게 치솟았다. 하지만 10~20대 청년들의 여행이 늘고 동남아시아, 일본 등 가까운 관광지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1인당 여행 경비는 확 줄었다. ‘적게 나가서 많이 쓰는’ 여행에서 ‘자주 나가서 덜 쓰는’ 스타일로 바뀐 셈이다.

1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연간 출국자 수는 2008년 1199만6000명에서 지난해 2869만6000명으로 10년 사이 2.4배 증가했다. 인구 대비 출국자 비중은 2008년 24.5%에 그쳤으나 지난해엔 55.6%로 껑충 뛰었다.


이런 추세면 올해 해외여행객 수가 300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출국자 증가율(8.3%)만큼만 늘어도 올해 해외여행객이 3100만 명에 달할 전망이어서다. 2016년 처음 2000만 명을 돌파한 뒤 불과 3년 만에 3000만 명 시대까지 열게 된 것이다.

작년 관광객들이 해외여행에서 쓴 돈은 319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10년 전 190억6000만달러보다 67.7% 늘어났다. 해외여행 지출은 국제수지 측면에서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깎아먹는 ‘수입’의 효과를 낸다. 작년 여행 지출액 319억7000만달러는 가전제품과 승용차 등 내구소비재 수입액(321억7000만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반면 외국 여행객이 한국에 와서 쓴 돈은 작년 한 해 동안 153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지출액 대비 절반도 안 된다. 이런 탓에 여행수지 적자는 2년 연속 150억달러를 웃돌았다. 여행수지는 한국 서비스수지의 만성적인 적자에 일조하고 있다.

다만 1인당 평균 해외여행 경비는 감소 추세다. 1인당 여행경비는 2008년 179만원이었으나 2013년 164만3000원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125만6000원으로 급감했다.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럽이나 미국 등 먼 여행지보다 일본, 동남아 등 가까운 관광지를 찾는 여행객이 늘었다. 관광공사의 지난해 목적지별 해외여행객 수 통계를 보면 베트남(42.2%) 말레이시아(33.1%) 일본(5.6%)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나라는 대체로 물가가 싸고 항공료도 적게 든다. 반면 미국은 1.2% 증가에 그쳤고 영국(-0.8%) 독일(-2.7%) 호주(-2.8%) 등의 여행객 수는 뒷걸음질 쳤다. 관광당국 관계자는 “가까운 나라들에 대한 저비용 운항 노선이 확대됐고 비성수기에 1~2일 연차를 내고 짧게 여행을 다녀오는 직장인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서민준/고경봉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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