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銀, 넉달 새 1조 배당 '논란'

입력 2019-02-19 17:11   수정 2019-02-21 09:55

지난해 말 8116억 중간배당 이어
이달 총 1225억 기말배당 결정
SC제일銀도 중간배당 5000억
"국내 투자 뒷전…본사 배만 불려"



[ 정지은 기자 ]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총 1225억원의 기말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말 8116억원의 중간배당에 이어 4개월 새 1조원 가까이를 배당한 것이다. 이번 기말배당 규모는 2017년 기말배당(939억원)보다 30.5% 증가한 수준이다. 보통주 주당 385원, 우선주 주당 435원이다.

이를 두고 금융계에선 외국계 은행의 배당 성향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1년간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에게 배분하는 몫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매년 각 미국 씨티그룹,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 본사에 거액을 송금해 ‘고배당’ 논란을 겪는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한국씨티은행이 35%, SC제일은행이 45.68%에 달했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3분기 실적이 감소한 와중에도 8000억원대 중간배당을 결정해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1582억원)보다 5배가량 많은 금액을 배당해도 되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결국 한국씨티은행은 중간배당 규모를 당초 결정(8275억원)보다 1.9% 줄어든 8116억원으로 조정했다.

SC제일은행도 지난달 5000억원의 중간배당과 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은 영업점포를 대거 폐쇄하는 등 국내 투자는 뒤로하고 배당에만 신경쓰는 모양새라는 비판이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중간배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확충한 8억 달러에 대한 자본효율화 차원에서 자산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일회적인 조치”라며 “배당을 하고 나서도 한국씨티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국내 은행 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20.1%다. 반면 자기자본수익률(ROE)은 국내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인 3.16%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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