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2대 주주 현대산업개발
'횡령한 이사들 퇴진' 주주제안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 20일 오후 3시35분
‘슈퍼 개미’로 불리는 약사 최은 씨가 일동홀딩스에 돌연 경영 참여를 선언하는 등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장사 최대주주들이 기관투자가 및 소액주주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씨 등은 지분 8.71%를 보유한 일동홀딩스에 최근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씨 등은 공시를 통해 “회사의 배당 결정에 관여하고 주주권도 행사하겠다”고 했다.
서울 종로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최씨는 친인척들과 함께 의약품 도매업체인 최메디칼을 운영 중이다. 일동홀딩스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52.36%에 이른다.
삼양식품에도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이 회사 지분 16.99%를 보유한 2대 주주 현대산업개발이 삼양식품에 ‘배임이나 횡령으로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이사를 결원으로 처리하자’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올렸기 때문이다. 횡령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김정수 사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2005년부터 삼양식품의 우호 주주 역할을 했던 현대산업개발의 이 같은 주주제안은 예상외라는 평가다.
소액주주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예스24는 다음달 22일 열리는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자사주 취득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성도이엔지도 내달 주총에서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주당 150원의 배당 안건을 다룬다. 회사가 제시한 배당(100원)보다 50% 높은 금액이다.
자사주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강화하는 상장사도 늘고 있다. 기업의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유사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나 우호 주주에게 매각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부국증권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지분 42.72%를 보유 중이다. 2010년 중반까지 지분 16.23%를 매입한 리딩투자증권과 경영권을 놓고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이자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것이다. 대구백화점(28.63%) 환인제약(17.91%) 신성이엔지(15.29%) 등도 자사주로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다. 이들 상장사는 최대주주 지분이 10~22% 수준으로 과거 기관 등과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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