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묵 기자 ] 경북 상주시 공무원 1200명이 상주시 인구 10만 명이 무너지자 반성과 재출발의 의지를 담아 21일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출근했다.
권영백 상주시 보도팀장은 “강제성은 없지만 직원들 내부통신을 통해 오늘 하루 가급적 원색 옷은 입지 않고 남자 직원은 검은 넥타이, 여직원은 검은색이나 감색 계통의 옷을 입고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시 인구는 지난 8일자로 9만9986명으로 줄어 사상 처음으로 1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상주시 인구는 1965년 26만5000명을 정점으로 50여 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대학생들이 전입신고를 하면 학기마다 지원금 20만원을 주고 한 차례 20L짜리 쓰레기봉투 36개를 제공하는 등 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그러나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는 불가피했다.
시와 군을 구분하는 여러 잣대 중 하나가 인구 10만 명이란 점에서 상주시는 10만 명 붕괴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구가 10만 명 아래로 떨어진 뒤 2년 동안 회복하지 못하면 자치단체 행정조직은 실·국이 1개 줄어들고 부시장 직급도 3급에서 4급으로 내려간다. 권 팀장은 “올해 산업단지에 44개 기업이 들어오고 스마트팜혁신밸리로 지정된 만큼 인구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령화로 지난해 사망자가 1260명에 이른 반면 새로 태어난 아이는 470명뿐이어서 인구 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주시 한 공무원은 “‘경주’와 ‘상주’의 첫글자를 따서 경상도라고 할 정도로 과거에 상주는 큰 도시였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10만 명 붕괴가 슬프지만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상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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