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 3월, 영종도 복합리조트 상반기 착공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까지 유치해야 성공"
[ 윤아영 기자 ]
국내에서 글로벌 테마파크 개발 경쟁이 불붙었다. 3년간 중단됐던 경기 송산그린시티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은 신세계컨소시엄이 단독으로 공모에 참여하면서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천 영종도에서는 미국 영화사인 파라마운트스튜디오의 테마파크, 강원 춘천에서는 영국 멀린사의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추진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까지 유치할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 4조5000억원대 투자 계획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한 ‘송산그린시티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자 공모’에 신세계그룹이 유일하게 응모했다. 신세계는 신청예약금 350억원을 납부하고 4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신세계그룹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제안서 및 토지가격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결과는 이르면 2월 말, 늦어도 3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수자원공사와 사업협약·토지분양계약을 맺은 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2월 마지막주 제안서의 타당성, 테마파크 조성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화성 송산그린시티 내 동쪽 부지에 418만8746㎡ 규모로 조성되는 복합개발사업이다.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리테일, 호텔 등으로 구성된다. 이 사업은 2007년 USKR컨소시엄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세계 최대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조성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시작했다. 3조원을 투자해 2013년 개장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기존 참여 기업들이 물러났다. 2009년 롯데그룹이 뛰어들어 유니버설스튜디오와 사업을 재추진했다.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2017년 무산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해 8월 화성시, 한국수자원공사와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으며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경기도는 1만 명의 직접 고용유발 효과,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의 주요 테마파크와 경쟁하는 한국 관광산업 메카 조성 등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는 2021년 착공,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난관 많아”
신세계는 테마파크에 대규모 아울렛과 호텔, 면세점 등을 접목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마블 히어로’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와 관련한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전에 비해 사업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사·원시선과 서해선 복선전철 연결로 접근성이 한층 개선돼서다. 한 부동산 개발회사 관계자는 “국제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아파트 분양 등 지지부진했던 다른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천 춘천 등에서 추진 중인 복합 테마파크에 비해 입지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화성테마파크는) 입지적 장점이 약한 데다 땅값도 비싼 편”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은 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이나 KTX를 이용할 수 있는 춘천을 더 가깝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춘천 레고랜드·영종도 파라마운트 추진
춘천에선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영국 멀린은 춘천에 2022년까지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제휴 계약을 강원도와 맺었다. 멀린의 열 번째 레고랜드 테마파크다. 사업 초기 자금 2900억원 중 멀린이 2100억원, 나머지 800억원은 강원도의 투자회사인 엘엘(LL)개발이 조달할 계획이다.
멀린은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준비를 거쳐 오는 3월 본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기존 레고에 치중한 놀이공원에서 레고호텔, 워터파크, 씨라이프 등을 추가해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4계절 체류형으로 즐길 수 있는 복합리조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는 ‘미션임파서블’ 시리즈 등을 보유한 미국 영화사 파라마운트스튜디오의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12월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인스파이어), 파라마운트픽처스와 ‘인천공항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협력약정서’를 체결했다. 파라마운트스튜디오, 1만50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5성급 호텔, 카지노 등으로 구성된 복합리조트를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국제업무지구(IBC)에서 착공할 계획이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국내에서 테마파크 계획을 추진한 사례가 여럿 있었지만 개장이 이렇게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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