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서 만난 비건·김혁철, 4시간30분 의제 협상

2차 북미 정상회담

美·北 의제 협상 본격화

'하노이 선언' 수차례 조율할 듯
김정은, 열차 타고 베트남 갈수도


[ 김채연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21일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비핵화 의제 실무 협상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1시17분(현지시간) 차를 타고 숙소인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를 떠났다. 전날 오후 7시 영빈관에 도착한 지 약 18시간 만이다. 김 대표 차에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동승했다. 김 대표 일행이 탄 차량은 시내에 있는 뒤파르크호텔로 이동했고, 김 대표는 오후 1시30분께 호텔 4층에 있는 협상장으로 올라갔다. 이곳에는 전날 하노이에 도착한 비건 대표가 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오후 6시까지 4시간30분가량 실무 협상을 벌였다. 협상이 시작된 지 두 시간 뒤 김 실장이 영빈관으로 돌아왔다가 곧바로 협상장에 복귀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김 대표는 첫 실무 협상을 마친 뒤 호텔에서 나와 영빈관 숙소로 돌아갔다. 비건 대표도 비슷한 시간 호텔 주차장에서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이 취재진에 목격됐다.

정상회담 의제 협상 책임자인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 6∼8일 평양 회동 이후 약 2주 만이다. 이번 협상에서 비건 대표와 김 대표는 미·북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세부 절차 등을 담은 ‘하노이 선언문’을 조율한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는 두 사람이 오는 27일 정상회담 개최 전까지 수차례 실무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일정은 여전히 베일에 싸인 가운데 하노이까지 열차를 타고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후지TV는 이날 베트남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정은이 25일 밤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에 있는 랑선성 동당역에 열차를 타고 도착할 예정”이라며 “이후 자동차로 하노이까지 갈 전망”이라고 전했다. 평양에서 열차로 베트남까지 가려면 약 60시간이나 걸려 늦어도 22일께 평양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전용기인 참매1호를 타고 중국 광저우까지 이동한 뒤 열차로 하노이로 가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