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경쟁 나선 재미동포 남매
[ 이관우 기자 ] 골프계에서 ‘자매 돌풍’에 이어 ‘남매 돌풍’이 불 수 있을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 정규 투어에 동시 출전한 오빠와 동생이 이와 관련해 청신호를 켰다. 재미동포 알렉스 강(29)과 대니엘 강(26)이다.
오빠 알렉스 강은 22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푸에르토리코오픈(총상금 300만달러) 첫날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3위로 출발했다. 푸에르토리코의 코코비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7506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는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출전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챔피언십(총상금 1025만달러)과 동시에 열려 ‘B급 대회’로 분류된다. 스타 골퍼들이 즐비한 WGC대회에 비해 상금 규모나 관심도가 떨어지지만 페덱스 포인트가 300점(WGC멕시코챔피언십은 550점) 배정돼 있고, 2년간 PGA투어 시드를 주는 엄연한 PGA 정규대회다. 이 대회 우승자 10명 중 9명이 PGA투어 시즌 최종전 성격인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정도로 챔피언들의 면면도 만만찮다.
알렉스 강은 선두 안드레스 로메로(아르헨티나)에 2타 뒤져 있어 우승경쟁을 해볼 만하다.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을 만큼 대회 초반 경기운영은 일단 깔끔했다. 주로 PGA 2부 웹닷컴 투어에서 뛰면서 간간이 PGA정규 투어에 출전하고 있는 그는 2017년 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에서 받아든 공동 10위가 최고 성적이다.
LPGA통산 2승의 대니엘 강도 태국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LPGA타일랜드에서 선두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날 태국 촌부리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 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둘째날까지 중간합계 8언더파로 8위를 달렸다. 대니엘 강은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을 제패한 메이저 챔프다.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이 남매는 어린 시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함께 골프를 배웠다. 대니엘 강은 “대회 때마다 오빠가 코스 공략 같은 조언을 자주 해준다”고 말했다.
LPGA투어에서 자매 챔프는 그동안 세 번 배출됐다. 2000년 LPGA투어 최초의 자매 골퍼가 된 안니카-샤로타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지난해 모리야-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제시카-넬리 코르다(미국)가 나란히 자매 챔프에 올랐다.
LPGA와 PGA투어에서 뛴 남매가 모두 챔피언에 오른 적은 아직 없다. 국내 투어에선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윤정호(28)가 2016년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을 제패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3승을 기록 중인 누나 윤슬아(33)와 함께 처음으로 국내 프로투어 남매 챔프가 됐다. LPGA투어 통산 10승의 강자 렉시 톰슨(23)과 PGA 웹닷컴(2부) 투어의 커티스 톰슨(26·이상 미국)도 남매다. 일본에는 미야자토 유사쿠(39)와 미야자토 아이(34)가 남매 골퍼로 유명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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