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달리고 싶은 수동의 맛, '벨로스터 N'…"진정한 펀 카"

입력 2019-02-24 07:00  

도로 위 ‘야생마’
N 모드 누르면 180도 변신
앙칼진 배기음과 직결감 “진짜 재밌네”
스쿠프 이후 현대차 기술 총망라





“운전의 재미를 더한 ‘펀 카(fun car)’.”

마니아를 열광시킨 차. 현대자동차가 판매 중인 고성능차 벨로스터 N(사진)이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운전자 사이에서 “꼭 한번 타보고 싶다”는 말까지 돌 정도다.

실제 시승하는 동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성능이 어떤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 최근 직접 타본 벨로스터 N은 심장을 뛰게 하기 충분했다. 도로 위의 ‘야생마’다운 면모를 두루 갖췄다.

벨로스터 N은 첫인상부터 남달랐다. 고유의 퍼포먼스 블루(하늘색) 외관 색상과 커다란 공기 흡입구, 리어 스포일러(공기의 소용돌이를 없애기 위해 다는 장치), 새빨간 브레이크 캘리퍼는 언제든 튀어 나갈 준비를 마친 달리기 선수를 떠올리게 한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우렁찬 엔진음이 들려왔다. 6시 방향에 나란히 서있는 속도계 바늘, N 로고가 ‘달리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힘껏 앞으로 치고 나갔다. 기어 변속을 신경 쓰다 보면 순식간에 시속 100㎞ 넘는 속도를 냈다.

벨로스터 N은 전용 가솔린(휘발유) 2.0 터보 엔진을 얹었다. 최고 출력 275마력(퍼포먼스 패키지 기준), 최대 토크 36.0㎏·m에 달한다. 특히 최대 토크가 엔진 회전 영역(rpm) 1450부터 터져 나와 가공할 만한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운전대(스티어링 휠)에 달려 있는 N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다른 차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계기판이 빨갛게 변하면서 ‘긴장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rpm은 3000 부근서 요동쳤다.

특히 차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앙칼진 배기음이 쾌감에 젖게 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마다 들리는 ‘후연소 소리’가 팝콘 터지는 듯 귀에 착 감겼다. 듣던 음악을 끄게 했고, 속도를 내고 싶게 만드는 정도였다. “재밌다”는 말이 딱 어울렸다.

의도대로 즉각 반응하는 직결감은 일품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민첩하다. 고속 주행 시 단단하게 도로에 착 달라붙어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여기에 6단 수동 변속기는 운전자가 원하는 최적의 시점에 맞물렸다.

벨로스터 N은 ‘레브 매칭’ 기능이 기어 변속 시 rpm을 동기화해 충격을 줄여준다. 계기판 화면 위쪽으로 주황색, 빨간색이 단수를 바꿀 시기를 알려준다.

이뿐만 아니라 좌우 바퀴 구동력을 알아서 나눠주는 ‘N 코너 카빙 디퍼렌셜’ 덕에 코너를 매끄럽게 돌아 나간다. 출발할 때 가속 성능을 끌어올리는 론치 컨트롤, 전자제어 서스펜션 역시 기본 장착됐다.



다만 일상생활에서 타기엔 다소 부담이 컸다. 스티어링 휠이 상당히 뻑뻑하고 무겁다. 운전자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반클러치는 매우 깊고 예민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 구간에선 무릎과 발목은 아파왔다.

서스펜션(충격 흡수장치)은 단단함을 넘어서 카트 같았다. 노면 충격과 차체의 떨림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현대차는 벨로스터 N을 앞세워 ‘운전이 재밌는 차’란 변화를 이뤄가고 있다. 벨로스터 N은 1990년 스포츠형 쿠페 스쿠프를 출시한 이후 티뷰론, 투스카니, 제네시스 쿠페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벨로스터 N 판매 가격은 2911만원이다. 출시된 뒤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300대를 넘어섰다. 앞서 차를 4대 이상 구입한 사람 비율이 절반을 넘는 등 마니아층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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