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서울역, 수원~삼성 등
수도권 지역서 서울 이동시간
20분대로 대폭 줄어들어
주거·상업용 부동산 개발 기대
역세권 주변 가치상승 호재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철도로 3개 노선(A·B·C)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지하 20m 내외에서 시속 30~40㎞로 운행되는 기존 지하철과 다르게 지하 40~50m 공간을 활용한다. 노선을 직선화하고 시속 100㎞ 이상으로 운행하는 신개념 광역 교통수단이다.
GTX가 개통되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이동 시간은 대폭 줄어든다. GTX-A 노선은 경기 일산~서울역 구간이 기존 52분에서 14분으로 단축된다. 일산~삼성 구간은 1시간20분에서 20분으로 줄어든다. GTX-B 노선의 경우 인천 송도~서울역 구간이 기존 1시간 22분에서 27분으로 단축되고, GTX-C 노선도 수원~삼성 구간이 1시간18분에서 22분으로 감소한다. 기존 지하철을 활용하면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 거점 간 이동 시간은 평균 1시간10분 정도지만 GTX로는 25분 이내로 가능하다.
이동 시간 단축으로 인해 GTX 노선을 단순한 교통 호재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광역철도는 기존 지하철과는 다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 광역철도는 교통 편의성을 향상하는 기능도 있지만 서울 도심과 수도권 거점 지역을 연결하는 기능도 한다. 이미 거점 지역인 곳은 낙후 시설 정비를 통해 거점화를 강화하고 거점 지역이 아닌 곳은 거점 지역으로 육성하는 개발을 통해 새로운 중심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단순한 교통호재를 넘어 해당 지역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로 연결되는 것이다.
한국보다 먼저 광역철도를 개발한 해외 사례를 보면 이런 효과를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영국 런던의 크로스레일이다. 크로스레일은 런던을 중심으로 동서를 가로지르는 노선이다. 런던 도심을 급행으로 관통한다. 2009년 착공에 들어가 올해 전 구간 개통할 예정이다. 교통 편의성뿐 아니라 런던과 외곽지역의 경제적 가치를 크게 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크로스레일 건설과 개통으로 인해 총 5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용은 최소 420억파운드(약 62조원) 수준이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인근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거점 개발을 위해 기존 런던 중심부는 물론 동서부 외곽지역에서도 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 개발이 활성화됐다. 로이트뱅크 조사에 따르면 크로스레일 역세권의 주택 평균매매 가격은 2014년 34만4000파운드에서 2016년 42만1000파운드로 2년 만에 22% 상승했다. 이는 런던 주택매매가격 평균상승률(14%) 대비 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동쪽 종점인 아비우드역 인근 주택은 같은 기간 47% 올랐다. 포레스테게이트역 주변 집값은 46% 올랐다. 크로스레일 인근 지역 주택의 매매가격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상승 효과는 상업용 부동산에서도 확인된다. 2015년 이후 1년 동안 크로스레일 인근 오피스의 임대료는 평균 5~28% 상승했다. 런던 도심지역 내 리버플역의 임대료는 1년 새 28% 상승했다. 외곽지역은 교통 편의도 상승과 거점 개발로 인한 수요 유입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중심권 지역은 업무타운 개발과 상업 개발, 도심 재개발을 통해 상업용 부동산과 주택 가격이 모두 상승한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SRT(수서고속철도) 동탄역을 들 수 있다. 동탄2신도시는 그동안 11만 가구가 공급되면서 공급과잉 지역으로 꼽혔지만 SRT 개통 후 서울에서의 이동 시간이 비약적으로 줄어들면서 효과가 나타났다. 이전엔 수서역까지 차량으로 1시간이 소요됐지만 SRT를 타면 14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SRT 개통 후 주택 수요자들이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역세권을 중심으론 시세가 급등했다. 분양가가 4억원대 수준이던 역세권 아파트 시세는 8억원대로 크게 상승했다. 공급이 많았지만 SRT 개통 이후 이를 상쇄한 것이다.
GTX 노선 역시 향후 거점 역할을 할 지역과 현재 중심지로 조성된 모든 지역에 인구 집중과 주변 개발로 인한 부동산 가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내 중심권 지역은 상업용 부동산과 주택 가격이, 수도권 거점지역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및 임대료 상승이 일어날 전망이다. GTX는 단순한 교통호재를 넘어 해당 지역 가치를 상승시키는 호재다. 최근엔 A노선을 시작으로 노선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GTX 역세권 지역을 주목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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