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산학협력 교수'로 활동
공대생에 현장 경험·지식 전달
[ 장현주 기자 ]
이형근 전 기아자동차 부회장, 김충호 전 현대자동차 사장 등 현대자동차그룹 출신 2기 ‘임직원 교수단’이 올해 1학기 서울대 강단에 선다. 자동차산업 ‘백전노장’들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해 기업의 현장 지식과 대학의 연구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인재양성 산학협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4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형근 전 부회장, 김충호 전 사장, 김원일 전 현대파텍스 대표, 오태현 전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 정승균 전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 등 현대차그룹 퇴직 임원 5명이 지난해 말 2년 임기의 공과대학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임용됐다. 산학협력중점교수는 산학협력을 통한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는 교원을 의미한다.
2기 임직원 교수단은 예병태 전 현대차 부사장, 소남영 전 기아차 부사장 등 1기 임직원 교수단의 뒤를 이어 인재양성 산학협력 교육을 맡는다. 서울대와 현대차그룹은 2016년 ‘산학 밀착형 공학인재양성 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올해 1학기 개설되는 ‘공학기술과 사회’ 과목을 담당한다. 3학점인 이 과목은 5명의 교수가 함께 참여하는 팀 티칭 방식으로 진행된다. 마케팅 전문가인 이 전 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동향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자동차산업의 미래에 대해 강의한다. 30년 이상 영업맨으로 근무한 김 전 사장은 글로벌 품질 경영을 소개한다. 연구개발 분야에 정통한 정 전 부사장은 자율주행기술의 미래 전망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진다. 서울대와 현대차그룹은 정규 강의와 함께 △국내외 인턴십 △산업현장 견학 △로봇 캠프 등도 마련한다. 2018년 2학기에는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에서 국내 인턴십이, 현대차 체코 노소비체 공장에서는 해외 인턴십이 열려 생산·연구 현장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수강생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서울대 공대가 지난 네 학기 동안 수강생 2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임원 출신으로 구성된 강사진이 신뢰도와 차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항목에서 4점(5점 만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면담 경험이 진로 설정에 도움이 됐는가’라는 항목은 3.75점을 기록했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상시 공개채용 제도를 도입하는 등 채용 구조 변화 추세에 적합한 산학협력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곽승엽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직무에 불필요한 ‘스펙’보다는 각 부서에 적합한 ‘맞춤형 인재’가 필요한 시기”라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직무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