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곳곳 철통경비 태세
[ 김채연 기자 ] 오는 27~28일 미·북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엔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출발해 24일 베트남과 중국 국경을 향하면서 도시 곳곳과 주요 시설은 철통 경비 태세에 돌입했다. 4·27 남북한 정상회담 당시 V자 경호를 펼쳐 ‘인간 방패’로 불린 경호부대와 김정은의 전용 벤츠 방탄 차량도 이날 현지에 도착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김정은의 숙소는 멜리아호텔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유럽계 호텔인 멜리아는 하노이 관가와 가까운 데다 현지 공무원들이 평소 애용하는 곳으로, 안전과 경호 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하노이를 찾은 이용호 북한 외무상도 묵었다. 정상회담장으로 거론되는 메트로폴호텔에서 차로 10분 거리라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북한 수송기가 싣고 온 ‘방탄 벤츠’ 등 북측 물품도 멜리아호텔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경호팀 역시 이곳에 짐을 풀었다.
멜리아호텔 주변은 이날 오후부터 삼엄한 경비로 긴장감이 흘렀다. 호텔 앞 도로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됐고, 호텔 투숙객들도 일일이 투숙 여부를 확인받았다. 이날 새벽엔 무장 경찰이 호텔 주변을 샅샅이 검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숙소로 유력시되는 JW메리어트호텔에는 전날 미 대통령 리무진 차량인 ‘캐딜락 원’ 두 대가 도착한 데 이어 이날 경호 차량이 추가됐다. 전날 하노이에 도착한 미국 측 경호인력도 이곳에 짐을 풀었다. 호텔 앞 도로에는 ‘출입 금지’라고 적힌 바리케이드가 설치되며 주변 일대가 통제된 상태다.
정상회담장으로는 베트남 영빈관 맞은편에 있는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이 거론된다. 김정은의 집사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포함한 북한 의전팀은 이날 이른 오전부터 메트로폴호텔로 총출동했다. 김 부장은 지난 16일 하노이에 도착한 뒤 이곳을 여덟 차례 찾았다. 이들은 두 시간가량 머물며 콘퍼런스&비즈니스센터를 포함한 호텔 내부를 집중적으로 둘러봤다.
메트로폴호텔은 내부에 유럽식 정원을 갖추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회담 후 산책하는 등의 이벤트를 벌일 장소로도 적합하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 평가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카펠라호텔 내부에서 1분간 통역 없이 산책하는 모습을 연출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베트남 정부는 군인 8∼9명을 투입해 호텔 정원 곳곳을 금속탐지기로 수색했다.
하노이 시내도 최고 수준의 경비 태세에 돌입했다. 시내에는 무장 경찰을 태운 트럭과 장갑차가 등장했다. 베트남 정부는 회담 기간에 100여 명의 경찰을 투입해 시내를 통제할 방침이다.
하노이=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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