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거장' 정태춘, 10년 간 음악활동 그만둔 이유는…"대중과 문제의식 교감 안 돼"

입력 2019-02-25 09:31   수정 2019-02-25 09:32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정태춘 출연
"대중과 교감 잘 안된다는 생각에 앨범 안 내"
"3월부터 40주년 기념 활동 시작"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데뷔 40주년을 맞은 가수 정태춘이 출연했다.

김어준은 "데뷔 40주년을 맞아 정태춘을 초대했다. 방송 출연을 20년간 안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음반도 나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포럼, 학술대회를 하더라. 4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꾸려졌더라. 영화도 만들어졌더라"라고 언급했다.

정태춘은 "학술대회는 내가 하는게 아니고 학회에서 하는거다. 영화사에서 음악 다큐를 만들자고 하더라. 붓으로 쓴 글씨가 있다. 서예나, 텔레그라피라고 예기하긴 좀 그렇다. 그래서 붓글이라고 한다. 30점 정도 전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음반 활동이 전무했던 이유를 묻자 정태춘은 "10년 넘게 노래를 안 만들었다. 사진도 찍고 가죽 공예도 했다. 가방 같은거도 만들었다. 재밌었다. 귀한 가죽을 손으로 만진다는 것, 노래를 그만두리라 하는 상황에서 행복하게 해줬다"고 털어놨다.

이어 "교감이 많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진 관심 또는 문제의식들이 대중하고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자기 말을 하고 세상을 사는데 한동안 그런 것들이 대중과 공감이 되면서 많이 들려지고 불려졌다. 대중도 변화되지만 나도 다른 방향으로 변화됐다. 더 원칙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쪽으로 생각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갱년기 아니었나'라고 김어준이 묻자 정태춘은 "갱년기도 물론 왔다. 그런것들도 있고 예술가들이 생각하는 상상력들. 정치적인 상상력, 사상적인 것들이 외골수로, 근본적으로 흘러가면서 고갈됐다기보다 앨범 2장을 냈을 때 그것에 대한 피드백이 다음 앨범을 낼 수 있을 만큼 오지 않고, 그랬을 때 공감을 충분히 갖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40주년 앨범을 낸 계기에 대해 그는 "나를 도와주고 함께해줬던 사람들이 제안을 하면서, 올 한 해는 재밌게 놀아보자 했다. 활동 계속하자는 계획은 아니었다. 콘서트도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전시, 책도 이럴 때 있을 수 있는 일이지, 그 뒤에는 함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TV '불후의 명곡'도 출연하게 됐다. 3월에 녹화한다. '열린 음악회'에서도 전체를 통으로 주겠다고 해서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태춘은 한국의 대중가수·작곡가·문화운동가로 1978년 자작곡 '시인의 마을'로 데뷔해 비판적인 한국적 포크음악을 추구했다. 1980년 박은옥과 결혼하여 '정태춘과 박은옥'이라는 이름의 부부 듀엣으로 활동했고 '촛불', '떠나가는 배', '사랑하는 이에게'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그는 음악 활동에 그치지 않고 각종 문화운동과 사회운동에 열성적으로 헌신하는 운동가이기도 했다. 1990년대 초에 사전심의 폐지운동을 전개하여 1996년 헌법재판소의 '가요 사전심의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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