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목의 선전狂 시대] 전면 안면인식 사회에서 사는 법

입력 2019-02-26 11:28   수정 2019-02-26 13:46


공항, 기차역, 대규모 전시장, 대학 캠퍼스…

기자가 지난해 8월 이후 중국 선전에 체류하며 안면인식 시스템을 마주한 장소들이다. 지난해 9월 기차역에 전면적으로 도입돼 이목을 끌었던 안면인식 시스템이 10월에는 전시장 입구에 설치됐다. 올초부터는 선전대 등 주요 대학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안면인식 절차는 간단하다. 신분증을 특정 위치에 가져다대고 카메라를 응시하면 시스템이 신분증과 얼굴의 일치 여부를 판별해 출입구를 개방한다. 걸리는 시간은 1초 이내다. 인천국제공항 등의 자동 출입국 관리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국 현지인들이 소지한 공민증에 비해 열차표 발급 등 여러 기능에서 한계가 많은 외국인 여권도 안면인식만큼은 문제가 없다. 처음 중국을 찾는 외국인이라도 안면인식기에 여권을 가져다 대면 여권과 얼굴의 일치를 확인해 출입을 허가한다. 입국 당시 수집된 외국인의 얼굴 사진이 중국 정부의 데이터 베이스 내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과 실제 얼굴의 일치 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사실 대단한 기술이 아니다. 구글 포토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찍힌 사람 별로 사진을 모아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안면인식 시스템의 강점은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는 점에 있다. 화면에서 오가는 수백명 혹은 수천명의 얼굴 속에서 찾는 이와 정확히 일치하는 인물을 찾아낸다.

지난해 12월 하이난에서 열린 스마트 치안 발표회에서 중국 공안당국은 베이징 텐안먼 광장 내 수백명의 인물들 속에서 미리 입력된 특정인을 정확히 지목해 세계 경찰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중국의 한 지역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유괴된 어린이를 만 하루만에 찾기도 했다. ‘붉은색 상의를 입은 5~6세 정도의 남자 아이’라는 정보만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지역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짧은 시간 안에 분석한 결과다. 공중질서 준수를 강제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선전에서는 교차로의 CCTV가 무단 횡단자를 파악해 벌금 500위안을 부과한다. 여러 명이 함께 무단횡단을 하면 그 중 가장 먼저 차도에 발을 들인 사람을 선별해 벌금 부과 대상을 정한다.

영화 속에서처럼 얼굴을 완전히 바꿀 수 없는 한 중국 내에서 당국의 눈길을 피하기는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 외국인에게 본심을 숨겨서일지는 모르지만 여기에 반감을 느끼는 중국인은 찾기 어려웠다. “이미 주요 장소에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입장하는만큼 차이가 없고, 오히려 더 간편하다” “법만 잘 지킨다면 사회를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지 않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선전=노경목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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