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우려에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내림세를 이어간 결과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이 31일 발표한 '2019년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8%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 2017년 10월(3.51%)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전망과 밀접하게 움직이는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가계대출 금리의 주요 지표금리인 3년 및 5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전월 대비 각각 0.03%포인트, 0.02%포인트 하락한 2.01%, 2.07%를 기록했다.
이에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07%포인트 내린 3.12%로 2016년 11월(3.04%) 이후 가장 낮았다. 집단대출 금리(3.14%) 역시 0.09%포인트 하락해 2017년 8월(3.09%)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최영업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기 우려 때문에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내림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단기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이와 연동하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0.07%포인트 하락해 4.57%를 기록했다.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4.44%)도 0.19%포인트 떨어졌다. 예·적금 담보대출(3.26%)은 제자리걸음했다.
기업 대출 금리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기업 대출 금리는 3.81%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8월(3.81%)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대기업 대출금리(3.58%)와 중소기업 대출금리(4.00%)가 각각 0.08%포인트, 0.02%포인트 올랐다. 각각 2015년 2월(3.72%)와 2015년 3월(4.02%)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가계·기업·공공 및 기타부문 대출을 모두 합한 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 금리는 0.01%포인트 오른 3.73%로 집계됐다. 2015년 2월(3.86%)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달 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2.00%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오름세를 나타낸 저축성 수신 금리는 2%대를 유지했으나 내림세를 보였다.
신규 취급액 기준 총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는 1.73%포인트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커졌다.
은행권 잔액 기준 총 대출금리와 총수신금리의 차는 2.31%포인트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최 부국장은 "가계 대출은 주요 지표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0.07%포인트), 집단대출(-0.09%포인트), 일반신용대출(-0.07%포인트) 금리가 동반 하락했다"며 "대기업 대출금리는 고금리 대출 취급 등의 영향으로 0.08%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0.02%포인트 올랐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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