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동남아 공략 프로젝트에
주요 파트너사 참여…성장 기회
내년 매출 1000억원까지 기대
[ 박종관 기자 ]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장재진 오리엔트정공 대표(사진)에게 앞으로 회사 경영 환경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장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인수 후에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회사를 살려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지금까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인 오리엔트정공은 변속기와 엔진용 부품을 만든다. 수동 변속기의 효율성과 자동 변속기의 편리성을 갖춘 변속 시스템으로 불리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주요 제품이다.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인기를 끌면서 DCT 수요가 늘자 오리엔트정공 공장도 바빠지고 있다. 장 대표는 “DCT 외에도 친환경차에 들어가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갖춰놨다”며 “친환경차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오리엔트정공엔 분명한 호재”라고 말했다.
‘잘나가는’ 오리엔트정공에도 힘든 시절은 있었다. 오리엔트그룹은 2011년 지금의 오리엔트정공의 모체인 넥스텍을 인수했다. 당시 넥스텍은 정상 기업이라 말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겉만 번듯한 ‘속 빈 강정’이었다. 부품 품질이 떨어져 현대차로부터 공급 계약마저 끊겼다. 장 대표가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회고할 정도로 회사 사정은 나빴다.
장 대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밀린 월급까지 떠안으며 직원들을 다독였다. 현대차를 직접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장 대표의 절실함과 진심을 알아본 현대차는 오리엔트정공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한번 끊겼던 부품 공급을 재개한 것은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장 대표는 “다시 공급 계약을 맺은 부품이 친환경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었다”며 “그때 제품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바꿨던 게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오리엔트정공은 베트남 현지 공장을 보유한 오리엔트비나(지분 100%)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오리엔트비나는 현대차 인도공장과 체코공장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대차가 추진하는 아시안 프로젝트에 1차 협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가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주요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는 의미다. 장 대표는 “동남아 시장의 성장이 현대차의 성장, 오리엔트비나와 오리엔트정공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2020년 오리엔트정공의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생산 설비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는 오리엔트비나는 베트남 증시에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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