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공개되면서 북한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정은이 전용 열차로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하는 장면과 이동 중 중국 난닝시의 한 기차역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화제가 됐다.
외신들은 김정은이 동당역에서 내려 마중나온 마이 띠엔 중 베트남 총리실 장관을 향해 걸어가자 통역사가 헐레벌떡 뛰어오는 모습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동영상을 첨부하고 ‘질주하는 통역사(sprinting translator)’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영상은 유튜브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통역사를 하기엔 재능이 아깝다. 단거리 달리기 선수로 올림픽에 나가야한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통역사의 ‘목숨을 건 질주’가 김정은의 ‘절대 권력’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왔다. 해외 네티즌들은 “통역사가 김정은과 부딪혔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해도 아찔하다”,“통역사가 살아있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은이 2015년 회의 중 졸았다는 이유로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을 처형한 적이 있어서다.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 국무위 부위원장을 숙청하고 이복 형인 김정남을 살해하는 등 ‘피의 숙청’을 단행했다.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인 김여정이 두 손으로 재떨이를 들고 김정은의 꽁초를 받는 모습도 희화화 대상이 됐다. 외국인들은 김정은의 권위적 행동과 북한 지도부의 수행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여성 비하 논란도 제기됐다. 국내 네티즌들은 김여정에 대해 ‘재떨이 셔틀도 마다하지 않는 북한의 극한직업’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행동을 김정은의 DNA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담배꽁초에 묻은 침 등 타액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김정은의 건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대북관계자는 “김정은이 왕으로 군림하는 북한의 상황이 해외에서는 이상하게 보일 것”이라며 “이번 미·북 회담에서 김정은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북한의 이미지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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