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총장 "학령인구 감소…독자적 개성 갖춘 지방대만 살아남을 것"

입력 2019-02-27 18:16  

전남 무안 초당대 4년 더 이끄는 박종구 총장

2015년 총장 맡아…최근 연임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 단행



[ 구은서 기자 ] ‘국내 대학이 위기’라는 말조차 이제 구문이다.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 10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등으로 대학들은 저마다 위기감을 토로한다.

최근 초당대 11대 총장에 선임돼 학교를 4년 더 이끌 박종구 총장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대의 오늘은 ‘생존’ 두 글자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그러나 “위기의 이유를 밖에만 돌릴 수는 없다”며 “예견된 위기를 코앞에 두고 각 대학이 얼마나 자구노력을 해왔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故) 김기운 초당약품 창업주가 1994년 전남 무안에 세운 초당대는 전남을 대표하는 사립대 중 하나다. 재학생 수는 3200여 명이다.

박 총장은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 아주대 총장대행 등을 지내고 2015년부터 초당대를 이끌고 있다. 그는 “초당대에 오기 전까지는 지방대들이 이 정도로 분투 중인 줄 몰랐다”며 “이제는 ‘초당대 하면 항공’ 하는 식으로 개성있는 대학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첫 번째 임기 동안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다. 지난 4년간 24개 학과를 18개로 통폐합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고 초당대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간호’와 ‘항공’ 두 분야를 축으로 삼아 대학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박 총장은 “독일 경제의 핵심인 강소기업 미텔슈탄트처럼 작지만 강한 대학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초당대는 국내 최초 드론학과 신설, 영광 항공캠퍼스 건립 계획에 이어 항공교통물류학과 신설을 추진 중이다. 초당대는 2021년까지 전남 영광에 활주로, 관제탑 등 항공 교육시설을 갖춘 항공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초당대의 지난해 취업률은 77.8%로 집계됐다. 일반대학 평균 취업률(62.6%)보다 15.2%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난해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는 가장 높은 등급인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됐다.

초당대가 집중 육성하는 간호와 항공 분야 특징은 지역사회와의 연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박 총장은 “지방대 살리기는 곧 지역경제 살리기”라며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방에서 자체적으로 젊은 인구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항공, 물류는 젊은이들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크다”며 “지방대의 입지가 굳건해져야 교육 양극화, 지역 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은 오는 3월 시작하는 새 임기 중 ‘초당대의 개성을 키워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것’을 제1순위 목표로 삼았다. 그는 “학생 수가 줄면서 수도권 대학 정원에 여유가 생겼다”며 “수도권이 블랙홀처럼 학생들을 빨아들이고 있어 지방대 자체 경쟁력 강화가 시대적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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