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와중에…'통상 수장' 교체 왜?

입력 2019-02-28 17:38  

통상교섭본부장 유명희…유리천장 깨고 산업부 첫 여성 차관

한·미 FTA 개정 협상 이끌어, 내부선 "부드러운 리더십" 환영
김현종 前 본부장은 청와대行…남북 경제협력 실무 총괄할 듯



[ 조재길/박재원 기자 ]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대외 통상 업무를 총괄하는 통상교섭본부장이 28일 전격 교체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현종 전 본부장(60)의 후임으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52)을 승진 발탁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인 데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이 대두되는 시점이어서 이번 교체 인사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김 전 본부장 ‘알고 보니 대북 전문?’

미국 변호사로 주유엔대표부 대사 출신인 김 차장은 청와대에서 남북한 경제협력을 집중적으로 챙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 관계가 진전을 이룰 경우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 과정에서 미국 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외교·통상 분야에서 쌓아온 현장 경험과 미국 등 주요국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외교·통일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경협 총괄’을 선임한 당일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돼 빛이 바랬다. 김 차장이 이번 정부와 ‘코드’가 맞을지 의문이란 지적도 있다. 김 차장은 2016년 2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북핵에 대해서는 우리가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어떻게 보면 개성공단을 폐쇄시킬 수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김 차장이 교섭본부장으로 있던 지난 1년 반 동안 고위직이 잇달아 그만두는 등 조직 관리 문제가 노출돼 문책성으로 교체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유 본부장 발탁에 내부선 “환영”

사표까지 제출한 유 실장이 신임 본부장으로 발탁된 것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유 본부장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승진 가능성을 전혀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개인적인 사유로 사표를 낸 뒤 고려대 출강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유 본부장은 “그동안 업무 피로가 쌓였고 대학에 출강하면서 개인 시간도 갖고 싶다”고 했다.

산업부 안팎에선 유 본부장이 통상 분야를 이끌 ‘최적임자’라는 평이 많다. 20~30년간 통상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데다 ‘자동차 232조’ 등 현안도 잘 이해하고 있어서다. 통상교섭본부장은 직급상 차관급이지만 산업부는 물론 다른 부처 장관과 함께 국무회의에도 참석한다.

유 본부장은 울산 출신으로, 서울 정신여고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대 로스쿨을 마쳤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5년 통상산업부가 선발한 첫 번째 여성 통상 전문가다. 외교통상부 및 산업부에서 FTA정책과장, FTA서비스교섭과장, 통상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작년 1월 통상교섭실장으로 승진했을 때 산업부 70년 역사에서 첫 ‘여성 1급’ 기록을 세웠다.

통상본부 내에서도 기대가 높다. 업무 처리에 빈틈이 없으면서도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하는 스타일 덕분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김 전 본부장은 다소 독선적인 일 처리 때문에 장관은 물론 직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며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신임 본부장의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조재길/박재원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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