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개구쟁이 펭귄 ‘뽀로로’는 2~3세 유아와 부모 사이에 ‘뽀통령’이라 불리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다. 2003년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뒤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130여 개국 방영, 월트디즈니 첫 국산 애니메이션 직배계약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5년 자유기업원 조사에 따르면 뽀로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5조7000억원, 브랜드 가치는 8000억원에 이른다.
이 ‘뽀로로’가 남북한 합작으로 탄생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뽀로로는 2002년 한국의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와 북한의 4·26아동영화촬영소가 합작해 만들었다. 애니메이션 외에도 북한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농생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우리 중소벤처기업과 윈윈할 수 있는 분야다.
필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남북 관계 진전 및 정부 방침에 발맞춰 중소벤처기업의 남북 경제협력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중진공은 2000년 정부의 중소기업 남북경협지원 방침에 따라 남북협력지원팀을 신설해 1600억원의 정책자금을 비롯해 컨설팅, 인력 등으로 145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지원했다.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평화자동차 등 북한 진출기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했다. 또 필자가 창업한 이스타항공은 2015년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인 이희호 여사 방북,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그리고 지난해 4월 ‘남북 평화협력기원 남측 예술단 방북 등 모두 10차례 전세기를 띄웠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 남북 경협을 준비 중이다. 대북 진출기업을 종합 지원할 평양혁신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설치, 개성공단 재진출 및 북한 진출 협동화, 평양과학기술대 협력 남북 합작 청년창업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남북 경협 지원조직을 재정비했고, 31개 지역본부를 통해 대북 진출 희망기업을 사전 발굴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09년 “한국이 통일되면 2050년에는 국민소득이 8만7000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일연구원도 2030년 통일이 된다면 20년간 경제혜택(국내총생산 증가 누적)이 6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남북 경협은 미·중 무역분쟁,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대내외 경제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활로가 될 것이다. 남북 경협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 국민과 중소벤처기업인의 꿈과 희망이 조기에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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