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4~8일)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분위기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결렬된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미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틀째였던 지난달 2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35포인트(1.76%) 급락한 2195.44로 장을 마쳤다.북미 정상의 회담 결렬 보도가 낙폭을 키웠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들어줄 수 없어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미회담 돌발 변수가 이번주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북미 관계 악화가 미중 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면 국내 증시 상황도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간 북미 관계는 미중 관계에도 지렛대(레버리지) 역할을 해왔다"며 "북미 회담의 강경 기조가 미중 무역협상에도 작용한다면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중 협상의 진전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국내 증시 상황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하노이 선언 불발로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들은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미 정상회담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닥 시장에서 경협주로 주목받던 기업들은 대거 급락했다.
아난티 좋은사람들 신원 등이 20% 이상 떨어졌으며 도화엔지니어링 대아티아이 특수건설, 대동스틸 문배철강 동양철관 등도 하락했다. 남북 경협에 따른 금강산 관광 사업, 개성공단 재개, SOC 확충 등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왔던 종목들이다.
이번주 국내 증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이벤트로는 중국 양회가 있다. 양회는 매년 3월 열리는 정치행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뜻한다. 각각 3일과 5일 개최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이번 양회에서 탄력적 통화 부양, 확대 재정정책, 선택적 소비부양 등 정책적 경기부양을 총가동할 예정이다. 통화량과 재정적자비율은 각각 8.5%, 3%로 확대하고 인프라 투자는 7% 증가시킨다. 소비 부양책으로는 가전제품 및 자동차 보조금 정책인 가전하향, 이구환신, 자동차하향 등이 거론된다.
중국 경기는 한국 증시와 연관성이 깊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가총액 상위 20개국 증시를 살펴보면 영국 싱가폴 한국 스웨덴 등이 높은 상관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 중에서는 한국이 중국 경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중국 정책부양 시도가 유지되면 글로벌 투자가들도 한국 증시를 다시 보게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우려와 중국 경기 부양 정책에 따른 기대감이 맞서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실행에 따른 산업금속 및 철강, 화학 제품 가격지표의 상승세가 예상된다"라고 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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