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먼 바다 - 김이강(1982~)

입력 2019-03-03 18:30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먼 바다를 본다
먼 바다는 깊이가 없고
아이들의 삶에도 그런 것이 없고
언젠가는 평평한 널빤지나 마루가 될 것이다
언젠가 나는 마루가 될 것이다

시집 《타이피스트》(민음사) 中

먼 바다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희미하다. 오늘의 태양을 띄우기 위해,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을 위해, 비를 뿌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하늘을 외롭지 않게 하려고 언제나 하늘을 비추고 있는 바다의 넓은 수평선처럼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넓고 평평한 마루가 되고 싶다.

누구든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경계가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서하 < 시인(2016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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