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경 기자 ] 바위에 꽂힌 검을 뽑은 사나이. ‘아더왕’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다. 이뿐만 아니다. 신화 속 위대한 영웅인 그에겐 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혈통을 모른 채 평범하게 자랐으나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왕국을 지켜내며 제왕으로 거듭난다. 여기에 다양한 민족, 종교의 문화가 어우러지고 마법사, 거인, 요정 등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요소들이 가미된다.
올 상반기 뮤지컬계에 아더왕의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뮤지컬 대작 두 편 ‘킹아더’와 ‘엑스칼리버’다. 이들 작품은 각각 다른 매력의 무대와 화려한 출연진, 제작진을 내세운다.
‘킹아더’는 프랑스 3대 뮤지컬 중 하나인 ‘십계’를 만든 프로듀서 도브 아티아가 2015년 파리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제작사 알앤디웍스가 들여와 국내 무대에 처음 선보인다. 이 공연에선 발레와 현대무용, 힙합,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동작이 혼합된 안무가 눈길을 끈다. 특히 칼을 활용한 앙상블의 군무는 중세 기사단의 화려한 전투 장면을 연상시킨다. 음악도 재해석했다.
주관사 클립서비스 관계자는 “원작에서 프렌치팝 요소가 담긴 음악을 선보였다면 국내 무대에선 음악감독 신은경과 전자음악가 최승원이 함께 전자 사운드를 통해 더욱 강렬한 리듬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아더 역엔 ‘더 데빌’ 등으로 많은 뮤지컬 팬을 확보한 장승조를 비롯해 한지상, 고훈정이 캐스팅됐다. 연출은 뮤지컬 ‘록키호러쇼’를 만든 오루피나 감독이 맡았다. 공연은 오는 14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어 6월 15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엑스칼리버’는 지난해 대작 ‘웃는남자’를 선보인 EMK뮤지컬컴퍼니가 새롭게 내세우는 대규모 공연이다. 2014년 스위스에서 초연된 작품의 판권을 확보해 대본, 음악을 새롭게 창작했다. 아더왕과 색슨족의 전투 장면엔 국내 최대 규모인 70여 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EMK뮤지컬컴퍼니 관계자는 “70여 명이 한데 모여 내는 고함과 칼들이 부딪치며 내는 굉음이 무대를 가득 채울 것”이라며 “관객들은 다른 무대에선 느끼지 못한 시청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더역은 국내 뮤지컬계에서 가장 막강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와 카이, 도겸(아이돌그룹 세븐틴 멤버)이 연기한다. 제작은 ‘마타하리’를 만든 극작가 아이반 멘첼과 연출가 스티븐 레인, ‘웃는 남자’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나선다. 공연은 8월 4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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