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등 교통망 대거 확충
강남북업무단지 20분대 연결
[ 양길성 기자 ]
서울의 대표 슬럼가인 청량리 일대가 상전벽해를 앞두고 있다. 2021년까지 최고 65층 주상복합건물 11개 동이 들어서는 등 초고층 타운으로 탈바꿈한다.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 경전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도 대거 확충된다. 전문가들은 신축 대단지에 풍부한 교통망이 갖춰지는 청량리 일대가 동북권의 핵심 주거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고 65층 주상복합단지
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청량리 주변에 고층 주상복합단지 3곳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롯데건설이 동대문구 청량리 4구역(전농동 620의 47)에 롯데캐슬 SKY-L65를 선보인다. 과거 ‘588’로 불린 집창촌 재개발 단지다. 최고 65층(199.94m)으로 강북권에서 최고층이다. 65층 3개 동(A·B·D동), 63층 1개 동(C동) 등 아파트 4개 동(1425가구)과 42층 랜드마크 빌딩 1개 동으로 이뤄진다. 랜드마크 빌딩에는 호텔, 업무시설, 오피스텔, 쇼핑몰 등이 들어선다. 아파트 일반분양 비율이 전체 87%에 달해 로열층 당첨 가능성이 높다.
청량리4구역 옆 동부청과시장 재개발구역(용두동 39의 1)에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아파트 1152가구(전용 84~162㎡)와 상업시설로 구성된다. 지상 50층(103동), 55층(102동), 56층(104동), 59층(101동) 등 4개 동으로 이뤄진다. 2009년 첫 삽을 뜬 이 사업은 최초 사업권자인 금호산업이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용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연돼왔다. 2015년 보성그룹 자회사인 김포개발(청량리엠엔디)이 용지를 매입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시공은 한양이 맡았다. 전체 1152가구 중 112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은 청량리 3구역(용두동 11의 1)에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를 공급한다. 지상 40층 건물 2개 동이 들어선다. 아파트 220가구(전용면적 59~150㎡), 오피스텔 34실(전용면적 29~52㎡)로 조성된다. 지하 1층과 지상 1~2층에 상업시설이, 지상 3~6층에는 사무실이 들어선다.
전철 5개에 GTX 2개 노선
청량리의 가장 큰 입지적 장점은 교통이다. 서울 동남권에서 강남북 업무지구를 모두 20분대에 갈 수 있다.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경원선·경춘선·경의중앙선·분당선이 운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분당선 연장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왕십리역에서 선릉역까지 16분 걸린다. 다만 운행 열차가 평일 기준 9편에 그쳐 배차 시간이 1시간이 넘는다. 고속철도로 지방으로 오가기도 편하다. 지난해 12월 서울~강릉을 잇는 KTX경강선이 개통되면서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 86분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4개 노선이 더 들어선다.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 경전철과 GTX-B, C노선이다. 강북횡단선은 양천구 목동과 동대문구 청량리 사이 25.72㎞ 구간을 잇는 2~3량 규모 경전철이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다. 분당선, 경의중앙선, 1·3·4·5·9호선 등에서 환승할 수 있다. 청량리역에서 신내동을 잇는 경전철 면목선은 2022년 조기 착공할 계획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GTX 개통 뒤 출퇴근 시간이 3분의 1 이상 줄어든다”며 “다중 역세권으로 재탄생하는 지역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청량리역에서 한 정거장인 1호선 제기동역엔 왕십리~상계동을 잇는 동북선이 2024년 들어설 예정이다.
분양가 3.3㎡당 2700만원 선
변수로 꼽히는 건 분양가다. 청량리에서 분양할 3개 단지 분양가는 3.3㎡(평)당 2600만~2700만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인근에서 올초 분양한 전농동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의 평균 분양가가 2600만원이어서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9억원을 넘을지도 관건이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집단대출(분양가 60%)이 불가능해서다. 계약금(분양가 20%)과 중도금 등의 현금이 필요해진다.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도 높은 분양가 탓에 일반분양 물량의 15% 정도가 잔여 가구로 남았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면서 분양가와 주변 시세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청약 경쟁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농동 ‘래미안 크레시티’ 전용 84㎡는 작년 9월 11억원에 손바뀜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지적 장점이 약하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단지는 예전처럼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분양시장이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가격 민감도가 커졌기 때문에 분양가가 분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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