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公 '실적 쇼크'…난방요금까지 오르나

입력 2019-03-05 17:45  

작년 순손실 2265억…부채비율 260% 돌파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주민 반발에 1년 넘게 가동 중지



[ 조재길 기자 ] 작년 말 경기 고양시 열수송관 파열 사고를 겪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1985년 창사 이후 가장 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60%를 돌파하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는 2018회계연도에 22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까지만 해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기록했던 회사다. 작년 영업이익은 145억원으로, 전년(1198억원)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각 지역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해 전력을 생산하고 도심에 난방 열(온수)을 공급하는 지역난방공사가 이처럼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역시 재무 공시를 시작한 1999년 이후 최저다.


가장 큰 원인은 전남 나주의 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손상차손 처리다. 지역난방공사는 2017년 9월 나주 SRF 발전소를 준공했지만 지역 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1년 넘게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SRF 발전소는 가연성 쓰레기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인데, 해당 지역 외 쓰레기 유입이 90%를 넘는 데다 운전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지역난방공사 측은 “그동안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정부를 대상으로 설득 작업을 벌여왔으나 한계 상황에 부닥쳤다”며 “3년째 가동하지 못해 회계상 전액 손실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난방공사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6.5%에서 작년 0.6%로 급감했다. 작년 매출이 2조4873억원으로 전년(1조8344억원) 대비 35.6%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는 또 다른 배경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발전소 연료의 80%를 액화천연가스(LNG)에 의존하는데 그동안 LNG 가격이 크게 뛰었다”며 “공기업이다 보니 난방온수 등 판매 가격을 올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LNG 현물가격(CIF·본선인도 기준)은 2017년 t당 422.81달러에서 작년 537.89달러로 1년간 27.2% 상승했다.

지역난방공사의 부채비율은 치솟고 있다.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신규 투자 수요는 오히려 커지고 있어서다. 작년 11월 고양 열수송관 파열 사고가 발생해 수년간 안전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 부채비율은 2017년 212.7%로 200%를 처음 넘은 뒤 작년 말엔 262.7%까지 급등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후 수송관을 모두 바꿔야 하기 때문에 향후 3년 정도는 재무구조가 악화할 것”이라며 “일반 예산을 일괄 삭감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서부발전 등 전력·발전회사에 이어 지역난방공사까지 적자 수렁에 빠지면서 전기요금뿐 아니라 지역난방 요금까지 인상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지만 적자가 누적되면 요금 인상 외에는 방법이 없어서다. 지역난방공사는 전국 18곳에서 열병합발전소 등 집단에너지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직원 수는 2020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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