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후 해외 사업 매출이 늘어나면 현재 30%대인 서울대학교병원의 매출 비중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원량 이지케어텍 대표(사진)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지케어텍은 서울대학교병원의 자회사로 2001년 설립됐다. 의료정보시스템 개발 및 판매, 의료정보시스템 운영 및 관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의료정보시스템은 환자 정보 관리, 진료 및 처방, 입퇴원 수속, 병원 행정 업무 등을 데이터화한 것이다.
3월 결산법인인 이지케어텍은 지난해(2017년4월~2018년3월) 매출 553억3600만원, 영업이익 43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 7%대를 유지해왔다.
의료 정보기술(IT) 분야에 특화돼 있다는 게 강점이다. 전체 직원 380명 중 의료 기반에 특화된 엔지니어는 320명에 달한다. 의사 간호사 약사 병리사와 같은 의료전문가 14~15명도 직접 고용했다. 시스템을 계약한 병원과 엔지니어들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다.
수익을 안정적으로 이어온 데에는 대주주인 서울대병원의 덕이 컸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이지케어텍의 지분 44.57%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케어텍은 200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을 처음 납품한 뒤 점차 대형병원으로 고객사를 확대했다.
황희 부사장은 "보통 벤처기업은 개발한 새로운 기술을 시연해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서울대병원이 테스트베드나 레퍼런스 역할을 했고, 서울대병원에서도 무리없이 쓰는 시스템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고사양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지케어텍이 서울대병원의 매출 비중은 30% 정도다. 그간 모기업 덕에 안정적으로 매출을 달성했지만, 이젠 매출처를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위 대표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큰 프로젝트가 진행될 땐 매출 비중이 40~50%까지 올라가기도 하지만, 대체로 30% 정도"라며 "해외 사업이 활성화되고,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중소형 병원으로 매출처가 확대되면 서울대병원의 매출 비중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 후에는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재 해외지사가 있는 미국과 아랍에미리트는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한 이후 중동 지역 총 9개 종합병원, 73개 클리닉에서 566억원을 수주했다. 2016년 진출한 미국에서는 오로라병원 그룹 산하 15개 병원에서 177억원 정도의 수주를 기록했다.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황 부사장은 "지난해 미국 상하원에서 정신과병원에도 ONC-HIT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법안이 통과됐다"며 "우리가 준비 중인 애리조나 프로그램부터 인센티브가 적용돼 4000개 정신과병원을 고객사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ONC-HIT(미국 보건복지부 HHS 산하 기관으로 의료정보기술 표준 관장)은 병원이 이지케어텍의 베스트케어 솔루션을 적용했을 때 비용의 50~60%, 많게는 70%를 연방정부가 병원에 되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이지케어텍은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미국 등 글로벌 수주기록 확보로 해외 고객사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를 의료IT 수요가 높은 중국 일본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위 대표는 "일본은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협력사가 있고, 중국은 병원 또는 회사와 교류하면서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이전에 일본에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는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중소형 병원을 공략한다. 엔지니어 50~60명을 클라우드 구축에 투입, 지난해 11월 베타버전을 만들었다. 황 부사장은 "솔루션을 도입할 대상 병원에 시현했는데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다음달부터 영업을 진행해 2년 내 100개 이상의 중소형 병원을 확보하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해외에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지케어텍의 공모 예정가는 1만100~1만2300원이다. 공모 주식수는 130만주로, 공모 예정금액은 131억~160억원이다. 이달 12~13일 청약을 받아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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